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저렴하면서 안전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1)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FP 폐배터리에서 리튬 등 유용한 자원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시장도 국내 기준 2024년 약 1,000억 원에서 2035년 20조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다 쓴 배터리에서 자원을 되살리는 기술이 중요해진 시대가 된 것이다.
이에 맞춰 원자력연구원 원자력시설청정기술개발부 김성욱 박사 연구팀과 중성자과학부 김형섭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도 사업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연구원은 4월 6일, ‘다중음이온계 리튬이차전지 양극재의 재활용 방법 및 장치’ 기술을 산업용 정밀 여과시스템 전문기업인 ㈜그린코어이엔씨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1)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리튬, 인산, 철을 주원료로 하는 배터리.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 위험이 낮아 전기차․ESS 분야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음.
원자력연구원-㈜그린코어이엔씨 기술이전 계약 체결식 기념사진 / (왼쪽부터) ㈜그린코어이엔씨 이희성 대표, 연구원 임인철 부원장
이번에 연구원이 이전하는 기술은 LFP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잔재물이나 수명이 다한 폐양극재2)로부터 리튬을 선택적으로 추출해 회수하는 공정과 장치에 관한 기술이다.
기존 리튬 회수 기술은 습식 침출이나 고온 열처리 방식을 사용해 처리 단계가 복잡하고 불순물 제거가 어려웠는데,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염소화 반응3)을 통해 리튬을 선택적으로 추출하면서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강화했다.
공정 자체도 간결하다. LFP 폐배터리의 양극 소재를 염소가스와 저온에서 반응시켜 리튬만을 분리해 낼 수 있는 수용액으로 바꾼다. 고체와 액체를 분리하는 공정을 거쳐 추출된 리튬을 탄산리튬·수산화리튬 등으로 전환해 최종 회수한다.
이를 통해 LFP 폐배터리 양극 소재에 있는 리튬의 95 % 이상(리튬 전환율)을 추출할 수 있으며, 추출한 수용액 내의 리튬 순도는 97 % 이상으로 고효율·고순도의 리튬 회수가 가능하다. 특히, 리튬 분리 후 남은 전이금속 성분도 새로운 배터리를 만드는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으며, 공정 후 발생하는 부산물은 산성폐수가 아닌 소금물(NaCl) 형태여서 매우 친환경적이라는 강점도 가진다.
기술을 이전받은 ㈜그린코어이엔씨는 LFP 리튬 추출의 핵심인 고액분리 분야 역량을 갖추고 있어 이번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이 높으며, 국내 배터리 자원순환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원 임인철 부원장은 “이 기술은 최근 LFP 배터리에 대한 투자 확대와 자원순환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기술”이라며,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의 상용화로 국내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2) 폐양극재: 배터리에서 전기를 저장․방출하는 핵심 부품인 양극재가 수명을 다한 것. 리튬 등 유용한 금속 성분이 남아 있어 재활용 가치가 높음.
3) 염소화 반응: 염소가스를 이용해 특정 물질과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공정. 이 기술에서는 LFP 양극재와 반응시켜 리튬만을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데 활용됨.
LFP 양극재 재활용 공정 개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