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 책임연구원, 오맹교 선임연구원
KAERI 인(人)사이드는 우수성과 과제 참여 연구자를 만나는 코너입니다. 연구와 관련된 일화부터 연구원들의 일상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첫 번째로 ‘세계 최초 방사성 콘크리트폐기물 감용기술 상용화 성공’이라는 우수성과를 달성한 원자력시설청정기술개발부의 이근영 책임연구원과 방사성폐기물총괄관리실의 오맹교 선임연구원을 만나보았습니다.
이근영 책임연구원환경공학을 전공하며 폐기물 처리와 오염물질 제거 기술에 관심을 가져왔어요. 지금은 처리하기 어려운 방사성폐기물을 위한 새로운 처리기술을 연구하고 있어요.
오맹교 선임연구원화학공학을 전공했고, 실험실 기술을 실제 산업에 적용하는 데 관심이 많아요. 현재 KAERI에서 방사성폐기물 부피를 줄이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근영 책임연구원원자력시설을 운영하거나 해체할 때는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콘크리트폐기물이 많이 발생해요. 이를 그대로 처분하면 비용과 공간 문제가 커지기 때문에, 저희는 콘크리트를 가열· 분쇄해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시멘트와 비오염 골재를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했어요. 덕분에 골재는 재활용하고, 처분해야 할 방사성폐기물은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게 됐죠. 이번에 협력업체와 함께 원전에서 나온 실제 폐기물 처리 용역도 수주했어요. 지난 10여 년간 많은 공을 들여 연구해 온 기술이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로 상용화까지 이어진 결과라고 자랑할 수 있겠네요.
오맹교 선임연구원콘크리트는 시멘트와 물, 골재를 섞어 단단하게 굳힌 재료인데요. 가열하면 내부의 물이 증발하면서 시멘트가 다시 부드러워져요. 이 상태에서 분쇄하면 골재와 시멘트가 쉽게 분리되죠. 방사성물질은 주로 시멘트에 붙어있고, 골재는 잘 오염되지 않는 특성이 있어서, 골재만 잘 분리해 내면 방사성폐기물을 줄일 수 있답니다. 가열 없이 분쇄만 하면 골재 표면에 시멘트가 남아 재활용도 어렵고 폐기물도 줄일 수 없어요.
이근영 책임연구원폐기물이 나오지 않는 생활, 오염물질이 없는 산업은 사실 어렵다고 생각해요. 과학기술과 산업이 발전하는 만큼, 그 부작용을 줄이는 기술도 함께 발전해야 해요. 그동안 방사성폐기물 처리 연구는 많았지만, 실제 상용화 사례는 드물었어요. 이번 성과는 우리가 직접 개발한 기술로 방사성 콘크리트폐기물을 처리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앞으로 다양한 방사성폐기물 처리기술 발전의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이근영 책임연구원제 사진 중에는 체르노빌 사고 원전 앞에서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찍은 사진이 있어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몇 차례 체르노빌을 방문해, 방사능이 가장 높다는 사고 지역까지 들어가 저희가 개발한 방사성 콘크리트폐기물 처리기술을 실제 폐기물에 적용하는 공동연구를 수행했거든요. 아마 한국 사람 중 체르노빌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본 사람이 제가 아닐까 싶네요. 그 당시 코로나 검사 결과에 따라 출입국 여부가 달려있어서 마음졸였던 기억, 러-우 전쟁 직전 우크라이나 출장 중에는 계엄령이 선포돼 ‘잘 대피했는지’를 묻는 문자를 많이 받았던 기억도 나네요.
오맹교 선임연구원연구 초기에 적합한 콘크리트 시료를 찾으러 이곳저곳 돌아다녔던 일들이 생각이 납니다. 저희가 처리하려는 콘크리트들은 대부분 수십 년 이상 됐고, 그동안 다양한 환경의 변화를 겪었기 때문에 새로 제작한 콘크리트와 특성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콘크리트 재생골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에 연락했어요. 다행히 한곳에서 적당한 콘크리트가 있다고 연락을 주셨고, 한여름에 삽과 마대를 들고 폐콘크리트를 퍼 담았던 기억이 나요. 처음에는 마대로 시작했는데, 이게 톤백으로 바뀔 거라는걸 그땐 몰랐네요. 도움 주신 대표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해봅니다.
이근영 책임연구원캠핑을 좋아해요. 가장 좋아하는 곳은 공주의 계룡산 갑사야영장이에요. 깔끔한 시설에 아이들 놀이공간까지 잘 되어 있어, 오픈할 당시에는 4성급 캠핑장이라는 별명이 있었죠. 등산해도 좋고, 사계절 풍경이 아름다운 갑사를 둘러보는 것도 좋아요. 무엇보다 집에서 가까워서 참 좋아요.
오맹교 선임연구원남해 여행을 추천합니다. 해파랑길을 따라서 걷다 보면 넓은 바다와 꽃들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지는데요,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 덕분에 걷기에도 딱 좋아요. 거기에 남도 멸치 정식까지 더해지면 최고죠.
이근영 책임연구원기술이 상용화됐어도 할 일은 많아요. 앞으로는 기술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적용되도록 범용성을 높여줄 계획이에요. 그리고 운영 비용 절감과 공정 효율 향상을 위한 후속 기술도 계속 개발할 계획입니다. 이번 성과가 단순한 연구 결과에 그치지 않고, 국내 방사성폐기물 관리 분야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이근영 책임연구원연구를 하다 보면 실패와 성공이 반복되고, 만족하기도 아쉬워하기도 해요. 그런 과정에서 내린 결론은 ‘나의 작은 연구는 세상에 도움이 된다’라는 것입니다. 연구의 기록과 경험들이 언젠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쓰일 거라고 믿어요.
오맹교 선임연구원연구는 안 될 때가 더 많아요. 그때마다 주저앉기보다 저는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오늘의 결과를 인정하고 원인을 분석하죠. 그래야 내일의 성공 확률이 높아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