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하늬라벤더팜
1800년대 후반, 파리 미술계에 인상파가 등장해 새로운 화풍을 구사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인상파 화가들이 보라색을 사랑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보라색에 대한 애착이 컸던 클로드 모네는 “나는 마침내 대기(大氣)의 진정한 색을 발견했다. 그것은 보라색이다. 신성한 공기는 보라색이다.”라는 말을 남겼고, 석양을 그릴 때 유난히도 보라색을 즐겨 썼다. 모네가 예찬했던 오묘하고도 신비로운 분위기의 보랏빛을 즐기고 싶어 고성으로 향했다.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금강산 자락에 있는 하늬라벤더팜. 4시간이 좀 안 되게 달리고 달리니 어느 순간 검정 아스팔트가 보라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도로부터 곱게 단장한 모습을 보니 얼른 라벤더 정원을 구경하고 싶어졌다.
2006년부터 라벤더를 심기 시작했다는 하늬라벤더팜의 하덕호 대표. 그가 라벤더를 심은 농장의 규모는 약 12,000평에 달한다. 허브 가게를 운영하던 하덕호 대표는 허브 제품의 원료인 라벤더를 직접 재배하기 위해 이곳을 조성했다. 라벤더 향이 가득한 이곳은 남프랑스에 있을 법한 라벤더 정원 못지않게 이국적인 광경을 선사하고 있었다.
하늬라벤더팜은 라벤더뿐만 아니라 양귀비꽃과 버들마편초가 가득 핀 ‘플라워필드’나 ‘메타세쿼이아 숲’, 녹색 잔디와 자작나무 각종 꽃으로 꾸며놓은 ‘시크릿 가든’ 등 다양한 테마의 정원을 조성해 놓아서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기분을 만들어낸다. 6월은 라벤더가 만개하는 시기로 올해는 6월 28일까지 라벤더 축제가 열리니 꼭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보랏빛으로 가득한 라벤더 꽃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보자. 둘도 없는 추억이 될 것이다. ⓒ 클립아트코리아
향기로운 보랏빛의 라벤더는 언제부터 사랑받았을까? 그 시작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미라 제작 시 방부처리를 위해, 그리고 향료나 화장품 등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고대 로마인들이 목욕물이나 빨래 물에 넣어 좋은 향을 내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이 때문일까? 라벤더의 어원은 라틴어로 씻다를 뜻하는 ‘lavo’, 목욕하다를 뜻하는 ‘lavare’으로 보고 있다. 라벤더는 살균, 긴장 완화, 상처 치료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라벤더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은 간지럼증을 완화해 준다고 한다.
예로부터 다양한 용도로 쓰인 라벤더는 이곳 하늬라벤더팜에서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즐겨볼 수 있다. 라벤더를 키우고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라벤더 클래스, 라벤더 향기 추출 시연, 향수 만들기, 라벤더 심기, 향주머니 만들기 등 체험 종류도 알차고 다양하다. 이 외에도 라벤더 정원에서 열리는 음악회와, 포토 콘테스트, 슬리퍼 날리기 이벤트 등 풍성한 체험거리가 마련되어 있다.
만개한 라벤더 정원에서는 막 세탁해 햇볕에 말린 이불에서 날법한 포근한 향기와 쌉싸름한 허브의 향이 섞여 가득했다. 기분 좋은 향을 즐기며 보랏빛 라벤더 군락을 배경으로 사진도 남기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다 보니 금세 시간이 흘렀다. 날이 덥고 햇빛도 강렬해 목을 축일 겸 농장 내에 있는 카페를 찾았다. 보랏빛이 은은하게 도는 라벤더 아이스크림이 이곳의 대표 메뉴였다. 라벤더 향이 은은하게 나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더위를 식혔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하늬라벤더팜. ⓒ 강원특별자치시
하늬라벤더팜의 대표 메뉴인 라벤더 아이스크림도 맛볼 것을 추천한다. ⓒ 클립아트코리아
더위를 식히고,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카페 맞은편에 있는 기념품점을 둘러보았다. 라벤더를 활용한 오일부터 마스크팩, 비누, 샴푸, 바디워시, 향수, 디퓨저, 차 등 정말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더불어 다른 허브들로 활용한 제품들도 판매하고 있었고, 이외에도 보라색으로 포인트를 준 각종 패브릭 제품도 있어서 하나하나 구경하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참고로 기념품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은 온라인 몰에서도 함께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하늬라벤더팜은 매년 개장하는 시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올해는 5월 1일부터 10월 18일까지 열려있을 예정이다. 라벤더로 인해 오감이 만족스러운 여행을 원한다면 고성으로 향해보는 것이 어떨까. 참, 날이 더우니 양산은 꼭 챙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