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5+06 Vol.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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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만에 달에 간 인간,
한국은 언제?

미국 현지 시각으로 지난 4월 1일 오후 6시 35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미국 항공우주(NASA)의 아르테미스 Ⅱ호 달 탐사 로켓이 발사됐다. 미국 국적 남녀 우주인 3명과 캐나다 국적 우주인 1명 등 4명의 우주인은 10일 동안의 임무를 마치고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10일 오후 8시 7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태평양 해상에 무사히 착수했다.

글. 유용하 서울신문 과학전문기자·부장

인간, 반세기의 공백을 넘어 우주로

아르테미스 Ⅱ호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4년 만에 사람을 태워 달 궤도에 진입한 우주선이다. 총 비행거리 110만 2,400 ㎞에 이르는 이번 유인 달 탐사의 핵심 임무는 네 명의 우주인이 10.3일 동안 달 궤도를 선회하고 안전하게 귀환하는 것이었다. 유인 달 착륙에 앞서 유인 심우주 비행이 실제로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 달 근처를 비행하면서 우주선의 핵심 시스템들을 시험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아르테미스 Ⅱ호에 탑재된 우주인을 태운 오리온 우주선은 발사 직후 지구 저궤도에 진입한 다음 처음 24시간 동안 지구를 두 바퀴 돌며 고도를 점차 올리는 ‘지구 고타원 궤도’(HEO) 비행을 했다. 이 과정에서 승무원들은 우주선의 생명 유지 시스템, 통신 장비, 항법 소프트웨어 등의 정상 작동 여부를 정밀 점검하고, 로켓 상단인 ICPS에서 분리된 뒤 다시 근접해 수동으로 조정하는 ‘근접 운영’ 시험을 진행했다. 이는 다음 아르테미스 임무에서 달 착륙선과 도킹할 때 필요한 수동 조종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처음 달 착륙하기 전까지 10번의 시험이 있었는데,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서 달 착륙은 아르테미스 Ⅳ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계가 많이 줄었다. 또 아르테미스 Ⅱ호는 달 궤도에 진입하지 않고 스치듯 선회 후 귀환하는 ‘자유귀환 궤도’(스윙바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경로를 선택했다. 자유귀환 궤도는 달까지 갔다가 달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궤도가 휘어지면서 별도의 엔진 작동 없이 지구로 돌아오도록 설계된 경로다. 나사가 이런 궤도를 선택한 것은 ‘오랜만에 사람을 태우고 비행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추진 시스템이 고장 나거나 조종에 문제가 생기는 등의 문제로 실패해도 반드시 살아 돌아오게 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아르테미스 Ⅱ호 승무원들이 인류 역사상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이동해 달 근접 비행하면서 달 뒤편에서 지구가 떠오르는 ‘어스라이즈’ (Earthrise) 장면을 촬영한 사진 / NASA 제공

유인 우주선, 지구에서 가장 먼 곳에 닿다

아르테미스 Ⅱ호는 달 탐사의 새로운 기록들을 쓰기도 했다. 우선 아르테미스 Ⅱ호는 지구에서 가장 멀리까지 이동한 유인 우주선으로 기록을 세웠다. 아르테미스 Ⅱ호는 지난 7일 새벽 2시 56분경에 1970년 4월 아폴로 13호가 세운 약 40만 171 ㎞를 넘어섰고, 같은 날 오전 8시 2분에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약 40만 6,771 ㎞에 도달했다.

이후 달 뒤편으로 진입하면서 지구 관제팀과 통신이 40분 정도 끊겼지만, 그동안 승무원들은 달 위로 떠오르는 지구의 모습을 직접 목격했으며, 달 표면에 운석이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섬광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 달 표면에서 6,437 ㎞ 떨어진 지점에서 달 분화구와 분지를 처음 육안으로 확인하고 사진과 영상 자료를 확보했다. 승무원들은 오리엔탈레 분지 북서쪽에 있는 한 분화구에 우주선의 애칭 ‘인테그리티’(Integrity)라고 명명했고, 또 다른 분화구에는 사령관 리드 와이즈먼의 사별한 아내 이름을 따 ‘캐럴’이라는 별칭을 부여했다. 이들 분화구 이름은 국제천문연맹(IAU)에도 정식 제출될 예정이다.

이번 아르테미스 Ⅱ호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주도한 큐브위성 ‘K-라드 큐브’가 탑재돼 우주방사선 조사와 국내 기업이 제작한 반도체의 방사선 내성 실험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지상국과 의미 있는 교신이 이뤄지지 않아 아쉽게 임무 달성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귤나무가 가득한 포토존

아르테미스 Ⅱ호 승무원인 (왼쪽부터) 제러미 핸슨 (임무 전문가), 리드 와이즈먼(사령관), 크리스티나 코크(임무 전문가), 빅터 글로버 (조종사) / NASA 제공

노리매 곳곳의 포토존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10일 오후 8시 7분 4명의 우주인은 10일 동안의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태평양 해상에 무사히 착수했다. / NASA 제공

달을 향한 한국의 계획

아르테미스 Ⅱ호의 성공으로 우주 선진국들의 달과 화성 탐사 계획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여기에 한국의 달 탐사 계획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 달 탐사를 위한 우주기술 개발을 꾸준히 고도화하고 있다. 2022년 달 탐사선 다누리를 발사했고, 달 고도 100 ㎞ 임무 궤도와 고도 60 ㎞ 저궤도 진입에 성공한 바 있다. 또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후속으로 재사용이 가능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도 진행 중이다.

우주항공청은 ‘독자적 달 도달 및 이동 기술을 확보하고 자원 활용 및 인프라 구축을 통해 달 경제기지 실현과 우주경제 진출 기반 마련’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달 착륙, 표면 탐사, 자원 활용, 기지 구축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달 탐사 전략을 세운 상태다.

달 탐사 임무는 2040년대 달 경제기지 구축을 최종 목표로 ‘달 탐사 원천기술 확보’와 ‘달 탐사 능력 고도화 및 상업화’가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다. 1단계에서는 달 착륙 기술과 달 표면 이동 기술을 검증하고 달 기지 구축 환경 연구를 하며 자원·환경 조사 및 자원 활용 시연 등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게 된다. 2단계에서는 달 험지 착륙과 착륙 서비스 능력을 확보하고 달의 극지역 자원 활용과 장기 임무 환경 조사, 달의 밤 기간 생존 능력 확보 등 탐사 능력 고도화에 초점을 맞춘다. 최종 달 경제기지 구축 단계에서는 달 착륙 서비스를 운용하고 국제 달 현지 자원 활용 플랜트 건설에 참여하는 한편 달 기지의 통신, 전력, 건설 등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부는 미국이 달 착륙, 이동, 유인 임무에 상용 서비스 구매 방식을 도입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고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경쟁력 있는 달 착륙·상용 물류 이동 서비스를 창출하는 민간 산업체를 육성하고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우선 6년 뒤인 2032년에 달 착륙선이 발사된다. 착륙선은 달 표면 먼지와 우주 환경의 특성 및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달 표면의 화학 조성, 자원 탐색, 달 지형·지질 분석 등 임무를 수행한다. 한국 첫 착륙지는 올해 말 선정될 계획이다. 달 표면에서 10일 이상 임무 수행이 가능하고 착륙선 운용과 탑재체의 과학탐사가 용이한 위도 40~70도 범위 지역이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유력 후보 지역은 북반구 가트너 충돌구, 앤디미온 충돌구, 라쿠스 모티스 3곳과 남반구의 크라비우스 충돌구, 핑그래 충돌구, 마기누스 충돌구 3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