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ERI 인(人)사이드 ②

연구자의 다양한 이야기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

KAERI 인(人)사이드는 우수성과 과제 참여 연구자를 만나는 코너입니다.
연구와 관련된 일화부터 연구원들의 일상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두 번째로 ‘세계 최초 다양한 용융염원자로(MSR)에 적용 가능한 장기 운전 안전성 확보용 휘발성 기체 연속처리 시스템 개발’이라는 우수성과를 달성한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의 홍석민 책임연구원과 이창화 책임연구원을 만나보았습니다.

Q. 박사님과 KAERI와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홍석민 책임연구원   대표적 온실가스인 CO₂ 포집 연구를 하던 중 졸업을 앞두고 우연히 방사성 기체 포집 전공자를 모집하는 연구원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어요. KAERI 입소 후에는 다양한 방사성 기체 포집 기술을 개발하는 일을 맡으며, 새로운 분야에서 큰 보람과 재미를 느끼며 연구를 이어가고 있어요.

  이창화 책임연구원   저는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반도체 금속배선을 위한 전기화학 공정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어요. 이후 미국 표준기술연구소인 NIST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중, 우연히 원자력연구원에서 낸 전기화학 분야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어요. 원자력은 저와 상관없는 분야라고 생각했었고, 전기화학이 원자력 분야에 활용되고 있는지 전혀 몰랐던 상황이라 너무 신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Q. 우수성과를 소개해주세요.

  홍석민 책임연구원   용융염원자로(MSR, Molten Salt Reactor) 운전 중 발생하는 대표적인 방사성 기체 제논(Xe)을 제거하고, 분위기 기체인 헬륨(He)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회수하는 진공압력변동흡착(VPSA, Vacuum Pressure Swing Adsorption) 기반의 연속 정화 시스템을 구축했어요. 여러 개의 흡착 칼럼을 순차적으로 운전하는 구조로 설계해 장기간 연속 처리가 가능하며, 전용 제어 기술을 적용해 복잡한 공정을 원격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구현한 것이 특징이에요.

Q. 제논(Xe) 제거와 헬륨(He) 회수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창화 책임연구원   MSR에서는 핵분열 과정에서 제논이 지속적으로 생성되는데, 제논은 중성자를 강하게 흡수해 원자로 출력 저하를 유발해요. 또 제논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계통 압력 상승, 염 품질 저하, 환경 오염 등 다양한 안전 이슈가 발생할 수 있어요. 반면 헬륨은 귀한 불활성 기체로 해양 원자로처럼 공급이 제한된 환경에서는 재사용이 매우 중요하죠. 따라서 제논 제거와 헬륨 회수는 원자로의 장기 안정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핵심 요소예요.

Q. 세계 최초로 진공압력변동흡착(VPSA) 방식을 적용하셨죠. 이 VPSA 방식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홍석민 책임연구원   VPSA 방식은 흡착제를 이용해 고압에서 제논을 흡착하고, 진공 단계에서 쉽게 탈착하는 원리로, 짧은 시간에 흡착과 탈착을 반복할 수 있어 연속 처리에 적합한 기술이에요. 기존 극저온 증류나 용매 흡수 방식은 설비가 크고 에너지 요구량이 높은 반면, VPSA는 구조가 단순하고 재생이 쉽고 소형화가 용이해 높은 처리 효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져요.

Q. 이번 우수성과 연구와 관련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나눠주세요.

  홍석민 책임연구원   VPSA 장치를 처음 도입했을 때요. 설계와 제작까지 마친 장치를 실험실로 옮기려 했지만,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지 않아 현장에서 장치를 분해하고 실험실 안에서 다시 조립했던 일이 있었어요. 이 일을 겪은 후부터는 장치 제작 단계에서 가장 먼저 운반 경로와 엘리베이터 규격을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이창화 책임연구원   연구는 홍석민 책임연구원이 주로 수행하고, 저는 외부에서 실험장치 견학을 오면 소개하는 역할을 많이 하고 있어요. 예전에 모 방송국에서 촬영을 왔을 때 여러 연구원이 실험하는 장면을 담고 싶다고 해서, 홍석민 책임연구원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여러 과제원이 실험하는 연기를 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가끔 이렇게 외부에 홍보하는 것도 의미있고 보람찬 추억으로 남는 것 같아요.

Q. 연구자로 살아가면서 박사님께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인물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홍석민 책임연구원   연구자로서 가장 큰 영향을 준 분을 꼽는다면, 제 지도교수이자 멘토이신 이기봉 교수님입니다. 곧은 성품과 따뜻한 인품으로 항상 학생들을 믿고 책임감 있는 연구자로 성장하도록 이끌어 주셨거든요. 특히 직책으로서의 ‘교수님’이 아니라, 삶과 연구의 태도까지 이끌어 주는 ‘선생님’으로 불리길 바라셨던 모습에서, 권위보다 가르침과 관계를 중시하는 진정한 스승의 마음가짐과 연구자의 자세를 깊이 배울 수 있었어요.

  이창화 책임연구원   연구자로서 제게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은 제 박사학위 지도교수님이신 김재정 교수님과 박사후연구원 시절 지도교수님이셨던 토마스 P. 모팻(Thomas P. Moffat) 박사님입니다. 특히, 김재정 교수님은 연구에 대한 깊은 통찰과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주며 제 연구자 인생의 기준을 세워주신 분이에요. 연구의 방향뿐 아니라 삶의 태도까지 이끌어주신, 제 인생의 멘토시죠. 모팻 박사님은 연구자로서 가져야 할 학문적 태도와 성실함을 깊이 깨닫게 해주셨고, 과학적 사고와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한 그분의 조언들은 제 연구 스타일을 형성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어요.

Q. 추후 연구계획도 궁금합니다.

  이창화 책임연구원   저희는 제논뿐 아니라 MSR 운전 중 노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휘발성, 준휘발성 핵종과 불순물을 제거하고 포집하는 배기체 처리 시스템을 단위 공정별로 개발하고 있는데요. 장기적으로는 이렇게 다양한 방사성 핵종들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배기체 처리 통합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해서 실제 MSR 원자로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에요.

Q. 마지막으로 연구원으로서의 좌우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홍석민 책임연구원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입니다. 늘 작은 준비들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다가온 기회를 자연스럽게 맞이할 수 있음을 경험해 왔거든요. 그래서 늘 마음에 두고 있는 문장이에요.

  이창화 책임연구원   학창 시절부터 ‘진정으로 원하면 이루어진다’라는 좌우명을 항상 마음에 담아오면서 살아왔어요. 진심으로 이루길 원하는 목표라면 단순히 그것이 주어지길 바라는 게 아니라,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마음 자세와 적극적인 행동력을 스스로 갖자는 다짐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죠. 앞으로도 연구원으로서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일들이 많은데, 원하는 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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