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파동이

편집실

고즈넉한 정취 속
시간여행을 원한다면?

아산 공세리 성당

파동이는 예전에 바르셀로나를 여행한 적이 있는데요.
가우디가 건축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구경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답니다.
성당 외관에서부터 느껴졌던 웅장함과 내부로 들어오는 빛의 향연에 압도됐었거든요.
그래서일까요.
성당은 파동이에게 유럽 여행의 연장선으로 느껴져요.
이국적인 성당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해외여행을 온 기분이 들기 때문이죠!
오늘은 아산의 공세리 성당을 찾아가 보았어요.
파동이와 함께 구경해 볼까요?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신앙의 자유를 증언하는 성당

아산 톨게이트에서 나와 공세리 성당으로 향하는 길. 낮은 층고의 옛 건물들이 즐비해 있는 길을 지났어요. 드문드문 펼쳐지는 논과 밭 터, 길 한쪽에 세워진 공세 1리 표석까지. 정겨운 풍광이 펼쳐지니 오랜만에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이었죠. 얼마 지나지 않아 성당 주차장에 도착했어요. 차를 세우고 나오니 칼칼한 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거 있죠. 따뜻하게 겉옷을 챙겨 입고 성당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공세리 성당이 세워지기 전, 이곳은 조선시대에 충청도 일대 40여 개 고을의 조세용 곡식을 보관하던 곡식 창고인 공세창이었다고 해요. 공세리는 아산만으로 이어지는 수로가 있었기 때문에 어업이 발달한 포구 마을이었거든요. 물길이 잘 나 있어 세미를 모으고 운반하는 곶창이 자연스럽게 많이 생겼죠. 공세곶창, 공진창 등으로 불리던 것이 공세리라는 지명으로 굳어져 지금도 사용하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1762년, 해운창이 폐지되고 나서 창고들은 무용지물이 되었고, 그 이후로 방치됐어요. 시간이 흘러 1897년, 공세리에서 주임신부로 부임한 드비즈 신부는 폐지된 공세창 부지 일부를 매입했어요. 그리고 1899년, 한옥 형태의 성당이 건축되죠. 이후 신자들이 증가해 1922년, 충청도에서는 처음으로 서양 고딕양식의 성당이 건축됩니다.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공세리 성당은 1922년도에 지어진 모습이랍니다. 고딕양식이란 특징 이외에도 공세리 성당이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어요. 병인박해로 인해 숨어있던 천주교인들에게 박해의 종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에요. 이곳에는 당시 신앙생활을 하다 박해로 인해 순교한 32명의 순교자를 모시고 있어 순교 성지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고즈넉한 공세리 성당은 당일치기 여행지로 딱이에요.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고요 속을 산책하다

긴긴 역사와 사연을 품고 있는 공세리 성당은 아름다운 외관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예요. 2005년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성당에 선정되기도 했죠. 그래서 그럴까요, ‘태극기 휘날리며(2004)’, ‘에덴의 동쪽(MBC, 2008)’, ‘미남이시네요(SBS, 2009)’, ‘아이리스 2(KBS, 2013)’ 등 다양한 작품을 이곳에서 촬영했어요.

파동이는 붉은 벽돌이 매력적인 성당 본당 앞에서 찰칵! 기념사진을 남긴 뒤 성당 곳곳을 둘러보았답니다. 파동이는 겨울에 갔지만 공세리 성당은 어느 계절에 찾아도 아름다워요. 봄에는 벚꽃으로, 가을에는 빨간 단풍으로,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전구들로 성당이 수놓아져 있거든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기념사진을 남기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 같네요.

성당 내부는 아늑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풍겼는데요. 마음이 정돈되는 기분이 들었어요. 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느끼며 잠시 앉아 공간을 온전히 느껴보았답니다. 다시 밖으로 나와 성당을 크게 돌아볼 수 있는 ‘십자가의 길’ 산책로를 찾았어요. 오솔길 같은 숲속 산책로를 걷다 보면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의 과정을 조형물로 만들어 배치해 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신도들은 이 길을 걸으며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한다고 해요.

십자가의 길이 끝나면, 공세리 성당의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도 추천해요. 공세리 성당의 역사와 한국 천주교 박해의 역사가 잘 담겨있거든요. 디오라마로 성당의 역사를 이해하기 쉽게 전시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답니다. 단, 박물관은 월요일은 휴무이고 오전 10시에 열어 오후 4시에 닫는다고 하니 시간을 잘 확인하신 뒤 방문하시길 추천해요.

(왼쪽) 성당 한쪽에는 천주교 박해로 인해 순교한 사람들을 기리는 현향비가 세워져 있어요.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범수
(오른쪽) 성탄절이 가까워져 오는 12월에는 아기 예수의 모형으로 꾸며놓기도 하죠.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행복이 웃으며 걸어오는 곳

성당은 주차비도, 입장료도 받지 않고 운영되고 있어요. 단, 운영되고 있는 성당이다 보니 미사 시간을 피해서 평일에 둘러보는 것을 추천해요. 생각보다 둘러볼 곳이 많아 운동화는 필수고요! 고요한 공간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성당을 둘러보다가 파동이는 문득 이해인 수녀의 시의 일부가 떠올랐어요.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 <어떤 결심>이라는 제목의 시 속 한 구절이에요. 오늘 주어진 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시간이 파동이에게 주어진 전 생애라고 생각해 보니 아주 소중해졌어요. 오늘 누린 이 여행의 추억을 파동이는 고이고이 마음에 담아 집으로 돌아가 볼게요. 여러분도 이 고요한 행복을 이곳에서 누려보시길 바라요!

(왼쪽) 공세리 성당은 사계절 내내 아름답기로 유명해요.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범수
(오른쪽) 촛불 봉헌을 한 사람들의 초들이 은은하게 주변을 밝히고 있었어요.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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