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의 새로운 기준입니다.
글. 서민원 전문행정원
감포와 인근 지역 주민을 위해 올해 네 차례의 SMR 아카데미가 열렸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계에서 가끔 마주하는 오프라인 세계는 오히려 신선하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고, 서로의 궁금함을 물어보기도 하고, 때로는 웃음도 고성도 함께하는 풍경을 그려보는 재미도 좋다. 특히 민감하거나 관심 있는 주제들은 일방적인 정보 전달보다는 서로 대면해서 상호 간의 감정이입을 통해 소통하는 오프라인 방식이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 연구원은 대전 본원을 중심으로 경주와 정읍, 그리고 기장에 분원을 두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에 힘입어 국가 원자력 연구개발을 수행한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국민의 이해와 지지 없이는 지속 가능한 연구활동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특히 경주, 정읍, 기장 등에서 이루어지는 우리 연구원의 연구 활동은 주민과의 소통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2025년 우리 연구원의 대국민 소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매우 활발히 수행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분원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원자력 소통’을 목적으로 진행된 ‘원자력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원자력 아카데미는 원자력 소통의 문을 활짝 열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지역민들이 프로그램의 운영 대부분을 결정하고, 연구원은 이를 지원하는 형태다. 당연히 주제 선정부터 강사, 참가자 구성까지 지역 주민들이 의견을 주면, 연구원은 그 의견이 반영되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경주시 감포읍에는 현재 구축 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있다. 연구원은 감포 주민과 인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총 네 차례의 아카데미를 실시했다. 주제는 감포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SMR 아카데미’였다. 1차부터 3차까지는 감포 현장에서 진행했고, 모든 아카데미에 참석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마지막 4차는 대전 본원에서 현장 아카데미 형태로 마무리되었다.
벚나무가 꽃 몽우리를 막 맺기 시작한 4월, 첫 번째 SMR 아카데미가 감포의 문무대왕과학연구소에서 열렸다. 첫 회이다 보니 주민들의 호응이 어떨지 우려도 있었지만, 예상외로 많은 주민들이 참석했다. ‘SMR 현황과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연구원 문주형 박사의 강의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참석한 주민들의 진지함과 열정이야말로 이 소통 프로그램의 성공을 확신하기에 충분했다.
두 번째 아카데미는 벚꽃이 만개한 5월에 열렸다. 흥행(?)은 예상했지만, 주민들의 실제 호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첫 회에 몰라서 참석하지 못한 억울함(?)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원자력안전기술원 송찬이 박사의 ‘SMR과 안전규제’ 강의도 쉽고 재미있었지만, 주민들의 관심은 그 이상이었다는 느낌이었다.
9월에는 SMR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인 ‘핵연료 특성 및 안전성’을 다룬 세 번째 강연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관련 지식이 점차 깊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연자인 부산대학교 이현철 교수와 주고받는 질문들 하나하나가 의미 있게 전달되고 소통되는 자리였다.
올해 마지막 아카데미는 11월 대전 본원에서 개최되었다. 지난 세 차례에 모두 참석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져, 본의 아니게 모르고 참석하지 못한 분들이 상당수 있었다. 그분들에게는 매우 죄송스러운 마음이고, 이 아카데미를 통해 추후에도 좋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정읍에서도 작년에 이어 올해 원자력 아카데미가 운영되었다. 특이한 점은 작년 아카데미를 기점으로 정읍에는 ‘방사선을 이해하는 사람들의 모임(방이모)’이 자생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기존 ‘ARTI 시민기자단’이 중심이 되어 그 산하에 오십여 명의 주민이 참석하는 모양새다. 자발적 모임이다 보니 연령층도 다양하고, 직업군도 다채롭다. 떠밀며 사는 세상에서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그것도 방사선이라는 주제로 모이는 모임이 신선하다. 연구원 임상용 박사의 ‘지역과 함께하는 첨단방사선연구소’ 강의는 100여 명이 참석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운영한 총 다섯 차례의 원자력 아카데미는 갈수록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과거에는 연구원이 직접 참석자를 섭외하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주민들과 거리만 멀어지는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 원자력 아카데미는 주민들이 프로그램에 관여하고, 직접 강의 내용을 제시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소통의 진정성과 친밀감이 한층 더해졌다. 원자력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시각이 한결 좋아지고 있음을 분명히 확인했다.
SMR 아카데미 참가자들이 대전 본원에서 조사후시험시설을 견학했다.
글. 정종인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시민기자단 단장
‘방사선을 이해하는 사람들의 모임(방이모)’ 회원들이 원자력 아카데미에 참여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시민기자단은 지난 4일 정읍시 수성동 근린공원에서 방사선연구소 직원들과 ARTI 시민기자단(단장 정종인), 방이모(방사선을 이해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사단법인 참좋은사람들 사랑나눔공동체와 함께하는 한 끼 밥상 나눔 행사를 개최해 훈훈함을 더했다. 이날 행사는 정읍 지역 어르신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 400여 명에게 따뜻한 밥상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로 출범 2년째를 맞고 있는 시민기자단과 방이모는 첨단방사선연구소 안에서 일어나는 과학기술 이야기뿐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사람과 사회를 따뜻하게 연결할 수 있는지를 기록하고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순히 연구성과를 홍보하는 것을 넘어, 과학의 따뜻한 온도를 지역사회에 나누는 ‘소통의 다리’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방사선연구소 시민기자단이 지난해 정읍천 다슬기 방류 행사에 이어 올해 밥상 나눔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구소가 가진 기술력은 첨단이지만, 그 근본은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그래서 시민기자단은 실험실의 울타리를 넘어, 마을의 어르신들과 식탁을 함께하며 인간적인 온기를 나눴다. 이 한 끼의 식사가 단순한 나눔이 아니라, 과학이 사람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피어나는 ‘연결의 이야기’가 되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평이다.
안도현 시인의 시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시민기자단은 그 물음을 늘 마음에 품고 있다.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데워주는 일, 그것이 바로 시민기자단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2025년에는 원자력 아카데미를 통해 방이모는 물론 지역민들과 생생한 소통을 통해 협력하며 상생의 시대를 열어 왔다. 앞으로도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시민기자단은 지역사회와 꾸준히 연대하며, 과학의 가치와 사람의 정이 만나는 현장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
글. 이재근 경북원자력안전정책연구소장
SMR 아카데미 교육이 감포 문무대왕과학연구소에서 진행됐다.
경주 시민을 위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SMR 아카데미’가 한국원자력연구원 주최, 경주시 후원으로 지난 4월 17일부터 11월 20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이번 아카데미는 SMR 현황과 미래, SMR과 안전규제, SMR 핵연료의 특징 및 안전성, 원자력연구원 견학 및 수료식으로 구성되었으며, 이를 끝으로 원자력 바로 알기 공부가 끝이 났다. 짧은 시간에 SMR(소형모듈원자로)에 대해서 많은 것을 공부한 것 같다.
특히 경주시 감포읍 나정리, 대본리 일원에 지난 2021년 7월 착공해서 2025년 12월 일부 시설에 대해서 준공을 앞둔 문무대왕과학연구소 화랑관에서 ‘SMR 아카데미’ 강의가 이루어진 것은 지역민과의 소통에 큰 장점이 된 것 같다.
오늘날 우리 인류의 3대 위기는 에너지, 식량, 기후 문제이다. 특히 에너지 자원의 확보는 국가 안보와 연결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AI 시대에 원자력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12년에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한 소형모듈원자로 SMART가 개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98개의 SMR이 개발 중이다. 특히 SMR은 AI 시대에 폭증할 전력 수요에 대응할 현실적 대안이고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미국, 영국, 캐나다, 스웨덴, 중국, 러시아 등도 탄소중립과 미래 먹거리 차원에서 SMR 기술개발과 투자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2030년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SMR 배치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2035년경에 SMR의 첫 가동 목표를 세웠다. SMR의 전 세계 시장 규모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35년에 약 630조 원으로, 세계경제포럼(WEF)은 2040년에 약 1,000조 원으로 추정한다.
SMR은 안전성, 유연성, 경제성 등에 장점이 많아 구글, 아마존, 오픈AI 등 세계적인 기업과 한국의 두산, SK그룹, HD현대그룹, 삼성물산 등도 미국의 SMR 기업에 투자하며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SMR은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에 호응할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나라 미래 산업에 큰 성장 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에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SMR 아카데미 교육 참가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