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1+02 Vol.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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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ERI 이슈

중수로 폐기물, 1조짜리 자원으로 바꾼다

원자력연구원이 2025년 12월 10일, ‘중수로 폐수지내 탄소-141) (이하, C-14) 분리 및 회수 공정기술’과 관련해 ㈜선광티앤에스(대표 노광준)에 특허 4건, 노하우 1건을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기업에 이전된 기술은 월성원전과 같은 중수로(CANDU)2)에서 생성되는 방사성폐기물로부터 고가의 동위원소3)를 회수해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핵심기술이다. 원전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4) 방식의 기술이 사업화되는 세계 최초의 사례로 의미가 깊다.

중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폐수지에는 C-14를 포함해 여러 가지 방사성 핵종5)이 있어 중준위 방사성폐기물로 처리해왔다. 현재 월성원전에 약 400톤이 보관 중이나, 경주처분장에 처분하기 어렵고 화학적으로 불안정해 장기 보관도 용이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이에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 박환서 박사 연구팀은 산이나 화학물질 투입 없이 마이크로파6)를 이용해 C-14를 짧은 시간에 분리해 고농도로 회수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중준위7) 폐기물의 방사능을 약 1/100 이하로 줄여 저준위8)로 낮추고, 고가의 동위원소인 C-14를 약 100배 이상 고농도로 회수할 수 있어 약 1조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이 기술은 2024년 11월 월성원전에서 약 3개월간 세계 최초로 상용규모(100 ㎏/batch) 실증에 성공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또한 관련 특허 4건이 국내에 등록됐으며, 최근 캐나다와 미국에서도 특허출원과 등록을 완료하는 등 기술적 우수성이 입증됐다.

이번에 기술을 이전받은 ㈜선광티앤에스는 지난 수십여 년간 방사선 관리 및 폐기물 처리사업에 특화된 기업으로, 2015년부터 연구원과 공동으로 중수로 폐수지 처리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이번 기술을 바탕으로 ㈜선광티앤에스는 2025년 5월 한국수력원자력의 기술용역을 수주하며 사업화 기반을 다졌다.

㈜선광티앤에스 노광준 대표는 “방사성폐기물 처리분야 전문업체로서 중수로 폐수지 처리기술에 대한 국내 사업화를 성공시키고,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산업통상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상용화 단계까지 약 10년간 연구개발 수행을 통해 완성됐다. 기초기술 개발부터 실증, 기술이전까지 순차적으로 성공시킨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원 백민훈 후행원자력기술연구소장은 “방사성폐기물이 폐기물이 아닌 중요 자원으로 전환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의 기술”이라며, “국가의 중장기적인 투자로 개발된 원천기술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 탄소-14: 방사성 동위원소의 일종으로 의학, 연구 등에 활용되는 고가의 물질
2) 중수로(CANDU): 일반 물(경수) 대신 중수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 월성원전에서 사용
3) 동위원소: 같은 원소이지만 성질이 조금 다른 원자. 의학 진단, 연구 등에 유용하게 쓰임
4) 업사이클링: 폐기물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더 가치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것
5) 핵종: 방사능을 가진 특정 종류의 원자
6) 마이크로파: 전자레인지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종류의 전자기파
7) 중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위험도 수준. 저준위보다 높고 고준위보다 낮은 단계
8) 저준위: 방사능이 낮아 처리와 보관이 상대적으로 쉬운 단계

하귤나무가 가득한 포토존

실험실 규모 중수로 폐수지 처리공정(1 ㎏ batch)

노리매 곳곳의 포토존

C-14 함유 중수로 폐수지 업사이클링 기술개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