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1+02 Vol. 303

소통·협력·공감한국원자력연구원의 새로운 기준입니다.

세상 알아보기

올해 기대되는 연구는 AI·우주

다사다난했던 푸른 뱀의 해 2025년 을사년이 저물고, ‘적토마의 해’ 2026년 ‘병오년’이 시작됐다.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세계적 과학 저널 양대 산맥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한 해에 가장 주목받았던 과학적 혁신과 새해에 주목해야 할 과학 이벤트를 선정해 한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예측할 수 있게 한다.

글. 유용하 서울신문 과학전문기자·문화체육부장

우선 ‘사이언스’는 지난해 가장 주목받을 만한 과학적 혁신 사례로 ‘재생 에너지의 도약’을 꼽았다. 산업 혁명 이후 인류는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같은 화석 연료 사용이 꾸준하게 늘어, 결국 지구 온난화라는 재앙을 가져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전통적 발전 기술에 비해 효율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량은 점차 증가해, 지난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볼 때 전 세계의 신규 전력 수요를 모두 충당할 수 있을 정도가 됐고, 전력 생산원으로서도 석탄을 추월했다.

특히 사이언스는 중국의 재생 에너지 기술의 발전 속도에 대해 ‘놀랍다’고 표현했다. 중국은 수년간 보조금 제도를 통해 재생 에너지 분야를 육성한 결과, 전 세계 태양전지의 80 %, 풍력 터빈의 70 %, 리튬 전지의 70 %를 놀라운 가격 경쟁력을 갖고 생산하고 있다. 중국의 재생 에너지 기술 급성장은 중국 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도 사실상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이웃 나라에 유입되는 미세먼지도 눈에 띄게 줄었다. 중국의 녹색 기술 약진에 위협을 느낀 미국과 유럽도 재생 에너지 확장에 나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청정에너지에 대한 총투자액은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능가하고 있다.

중국 안후이성 한 산비탈이 진입로를 제외하고는 틈이 없을 정도로 태양광 패널이 빼곡하게 뒤덮고 있다.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에는 풍력 터빈이 자리 잡고 있다. 재생 에너지는 대기 오염을 완화하고 중국의 탄소 배출량 증가를 막는 데 기여한 ‘에너지 혁명’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 사이언스

그런가 하면, ‘네이처’는 ‘2026 주목해야 할 과학’으로 AI 과학자의 부상, 지구와 화성 위성 탐사 임무, 거대 해저 시추 작업 등 과학적 지식의 지평을 넓힐 연구 7개를 선정했다.

과학자들도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여러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통합해 복잡하고 다단계적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과학 연구에 더 많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그중 일부는 인간의 감독과 통제를 받지 않고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AI에 의한 최초의 중대한 과학적 진보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했다.

지난해 주목받은 영아 KJ 멀둔의 유전자 가위 치료 사례가 올해는 확장, 발전될 전망이다. 희귀 대사질환을 앓던 아기 KJ 멀둔은 특정 질병 유발 돌연변이를 교정하도록 맞춤 설계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치료를 받았다. 멀둔을 치료했던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연구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더 많은 희귀 대사 질환을 앓는 아동들을 유전자 편집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임상 시험 승인을 요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해양 시추선 ‘멍샹’은 해저 지각을 뚫고 최대 11 ㎞ 깊이까지 시추해 지구 맨틀 시료를 채취할 예정이다. ⓒ 네이처

올해는 또 우주 탐사가 더 활성화될 전망이다. 우선 첫 번째 테이프를 끊는 것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오리온 다목적 우주선에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우고 달 궤도로 보내는 것이다. 이르면 오는 2월에 발사될 아르테미스 2호는 1970년대 이후 첫 유인 달 탐사 임무로 10일 동안 달 궤도를 돌면서 이후 달 착륙 임무를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줄 예정이다.

중국도 오는 8월, 달 탐사선 ‘창어 7호’를 암석과 크레이터가 흩어져 있어 착륙이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달의 남극 지역에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발사한다. 착륙에 성공하면 달 남극 지역을 집중적으로 탐사해 물과 얼음의 존재를 찾고 지속 가능한 달 기지 건설을 위한 기술을 시험할 예정이다.

일본은 화성의 위성인 포보스와 데이모스를 탐사하는 화성 위성 탐사 임무 MMX를 시작할 계획이다. 포보스 표면 샘플을 채취해 2031년 지구로 귀환하는 프로젝트다. 유럽우주국(ESA)은 올해 12월에 행성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외계 행성 탐사선 ‘플라토’를 발사한다. 플라토는 카메라 26개를 장착한 탐사선으로 20만 개 이상의 태양과 비슷한 항성(별)을 탐색해 물이 액체 상태로 형성될 수 있는 온도를 가진 지구 쌍둥이 행성을 식별할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중국의 해양 시추선 ‘멍샹’이 첫 과학 탐사에 나선다. 멍샹은 해저 지각을 뚫고 최대 11km 깊이까지 시추해 지구 맨틀 시료를 채취할 예정이다. 성공할 경우 해저 지각 형성과 판 구조 운동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 단서를 확보할 수 있다.

또, 인도의 첫 태양 탐사선 아디티야-L1이 11년 주기의 활동 정점인 태양 극대기 동안 태양 관측에 나서고, ‘신의 입자’ 힉스 입자를 발견한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럽 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 강입자 가속기(LHC)가 올해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하고 2030년부터 재가동할 예정이다.

한편, 네이처는 과학 외부 환경도 올해 전 세계 과학계를 규정할 중요한 변수로 지목했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갈등, 공중보건·기후 정책 변화, 이민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과학 연구 전반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하귤나무가 가득한 포토존

2023년에 발사된 인도 아디티야-L1 우주선이 내년 태양 활동이 가장 활발한 ‘태양 극대기’에 태양 관측에 나선다. ⓒ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노리매 곳곳의 포토존

2026년 2월 아르테미스 2호에 참여할 승무원들의 모습. 승무원들은 오리온 우주선을 타고 1970년대 이후 50여 년 만에 처음 유인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 미국 항공우주국(N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