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익규 책임연구원, 김일진 선임연구원, 박소현 선임연구원
KAERI 인(人)사이드는 우수성과 과제 참여 연구자를 만나는 코너입니다. 연구와 관련된 일화부터 연구원들의 일상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두 번째로 ‘CUPID 코드의 세계적 수준 GPU 병렬화 성공 및 대규모 유동 해석 성능 입증’이라는 우수성과를 달성한 가상원자로연구실의 박익규 책임연구원과 김일진, 박소현 선임연구원을 만나보았습니다.
박익규 책임연구원2007년부터 원자로 내부에서 냉각재의 흐름과 열 이동을 3차원으로 계산하는 열수력 시뮬레이션 코드 CUPID를 개발해 왔어요. 기존 CUPID는 일반 서버용 계산장치인 CPU 중심으로 만들어졌지만, 저희는 대규모 계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GPU에 맞게 최적화해 CUPID-G로 발전시켰죠. CUPID-G를 활용해 i-SMR(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에서 원자로 하부에서 노심으로 유입되는 냉각수의 흐름 분포를 성공적으로 해석해 GPU 기반의 대규모 열수력 해석이 실제로 가능함을 입증했어요. 성능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인데요. 약 1천만 개 격자 규모에서 기존 CPU 기반 코드 대비 1 CPU 기준 약 23배(2,300 %), CPU 40개(1 노드) 대비 약 1.2배(120 %) 향상된 성능을 보였거든요. 특히 해석 시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계산 단계(iLU-BiCG 솔버)를 GPU에 효율적으로 적용해, 세계적 수준의 GPU 가속 성능을 달성했어요.
박소현 선임연구원현재 CUPID-G는 액체나 기체 한 가지 상태의 유체(단상) 흐름을 우선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물과 증기가 함께 존재하는 등 실제 원자로에서 더 자주 나타나는 두 가지 상태(2상) 유동 상황까지 다룰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에요. 확장된 CUPID-G는 우리 부서가 개발 중인 SMR 가상 원자로 플랫폼에 안정적으로 탑재해, 하나의 통합 환경에서 활용될 예정이고요. 앞으로 플랫폼에서 필요한 대규모 원자로 열수력 해석을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설계 검토나 안전성 평가에 필요한 고신뢰도 시뮬레이션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박익규 책임연구원GPU로 옮기려면 코드 구조가 단순하고 규칙적일수록 유리합니다. 그런데 물과 증기의 물리적 성질을 계산한 기존 증기표 부분이 IF문과 GOTO문이 얽힌 복잡한 형태였어요. 결국 코드를 약 20개 단위로 잘게 나눠 정리해야 했죠. 한 번에 끝나지 않아 이 과정을 다섯 차례나 반복한 끝에 안정적으로 이식에 성공했던것이 기억에 남네요.
김일진 선임연구원CUPID-GPU 개발 후 실제 대규모 해석을 돌려 성능 향상 수치를 처음 확인했을 때, 결과를 보고 “성공했다!”라며 기뻐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아요.
박소현 선임연구원여러 명이 동시에 방대한 코드를 수정하다 보면 오류수정이 어려워질 수 있어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GPU 변환 방법을 단일화하고 역할을 구체적으로 나눠 진행한 덕에 문제없이 협업이 이뤄졌고, 그 과정 자체에서 확신이 생겼어요. 특히 성능을 막던병목 구간을 찾아 원인을 정확히 해결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어요.
박익규 책임연구원고3 때 담임선생님의 제자분이 학교에 방문하신 적이 있는데, 그분이 원자핵공학과 재학생이었어요. 선배 이야기를 들으면서 원자력 분야에 관심이 생겼고, 여러 조건이 맞아 원자핵공학을 선택하게 됐어요. 그때의 계기가 이렇게 이어졌네요.
김일진 선임연구원학부부터 대학원까지 전산 해석을 통해 물이 끓어 증기가 되는 과정과 같은 ‘상변화’라는 복잡한 현상을 모사하는 연구를 해왔어요. 워낙 까다로운 주제라 연구 과정에서 막히는 순간이 많았는데요, 그때마다 KAERI에 계신 여러 박사님께서 조언과 도움을 주셨죠. 그 지원 덕분에 학위 과정을 잘 마무리했고, 자연스럽게 KAERI에 합류하게 됐어요.
박소현 선임연구원대학에 입학할 때는 막연히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하고 싶어 다른 학과로 진학했어요. 그런데 원자핵공학과를 접하면서, 우리나라 에너지 생산과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분야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결국 전과를 하게 됐어요. 이후 자부심을 가지고 꾸준히 공부해 왔고, 이렇게 KAERI와의 인연으로 이어졌네요.
박익규 책임연구원저에게 집은 시간이 갈수록 더 소중해지는, 아내가 지켜주는 마지막 안식처예요. 바깥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결국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이고, 지금까지의 선택 중 가장 잘한 일이 결혼이라고 생각할 만큼 집은 제 삶의 중심이에요.
김일진 선임연구원저는 집을 ‘충전기’에 비유하고 싶어요. 하루 종일 바쁘게 지내다 보면 배터리를 다 써서 방전되는 느낌이 드는데, 집에 도착해 가족 얼굴을 보는 순간 다시 에너지가 차오르는 기분이 들거든요.
박소현 선임연구원퇴근 1시간 전엔 비타민 보충제를 원샷하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요. 체력도 정신도 지친 상태에서 아이를 만나기 때문에, 피곤하다고 짜증 내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다독이죠. 몸은 힘들어도 아이와 놀면서 함께 웃다 보면 ‘오늘도 잘 지나갔다’라는 생각이 들고, 추억을 쌓는 공간이 됩니다.
김일진 선임연구원단기간에 의미 있는 성과를 냈지만, GPU 기반 계산은 최적화 수준에 따라 성능 차이가 크게 나는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에요. 실제 연구·해석 환경에서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코드를 꾸준히 고도화해, 더 효율적인 CUPID-G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박익규 책임연구원‘마지막 결과물을 잘 만들자’입니다. 연구 성과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정리돼야 다음 연구를 시작할 수 있는 동력도 생긴다고 생각하거든요.
김일진 선임연구원‘꾸준하게,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을 늘 마음에 두고 있어요. 연구는 단기간에 결론이 나기 어렵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꾸준히 노력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거든요.
박소현 선임연구원‘게을러지지 않도록 경계하자’예요. 일이나 생활, 취미든 한 번 느슨해지기 시작하면 포기하는 게 점점 쉬워지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는데요. 그렇게 되면 몸과 마음 건강도 나빠지기 때문에, 오히려 바쁘게 움직일 때 더 활력이 생긴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