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3+04 Vol.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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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ERI 이슈 ①

난치암 진단 필수장비 국산화…
환자 치료에 필요한 방사성의약품 공급 안정화

갈륨-68 발생기용 키토산-타이타늄 핵심소재의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은 2월 13일,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가 과기정통부 지원을 통해 갈륨-68 발생기1) 핵심 요소기술을 모두 확보해 난치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국산화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방사성동위원소인 갈륨-68은 붕괴하면서 양전자를 방출해 전립선암·신경내분비암 등 난치암을 진단하는 양전자단층촬영(PET)2)에 사용된다. 그러나 갈륨-68은 반감기3)가 68분에 불과해 그 자체로는 미리 만들어 창고에 쌓아두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환자 치료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필요할 때마다 갈륨-68을 뽑아 쓸 수 있는 장치, 즉 갈륨-68 발생기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에서는 발생기 제작을 위한 핵심기술 확보가 어려워 전량 수입 제품에 의존해 왔다.

갈륨-68 발생기의 핵심 요소기술은 ▲원료물질인 저마늄-68 생산기술과 ▲저마늄-68은 잘 흡착하고 갈륨-68은 분리·용출하는 흡착 소재 기술이다. 첨단방사선연구소는 과기정통부 지원사업(’21~’26년, 총 269억 원)을 통해 30 MeV 사이클로트론4) 기반 저마늄-68 생산기술을 이미 확보한 데 이어, 이번에 흡착 소재 개발에도 성공하며 갈륨-68 발생기 요소기술을 모두 갖추게 됐다.

박정훈 박사 연구팀은 천연 물질인 키토산과 금속산화물 타이타늄 전구체를 혼합해 마이크로 크기의 입자를 제조하고, 열처리해 입자 간 결합력이 향상된 새로운 흡착 소재를 개발했다. 평가 결과, 개발된 소재의 갈륨-68 용출 효율은 약 70 %로 현재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제품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으며, 한 번의 용출로 환자 6명분의 방사성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발된 소재는 외국산에 비해 2배 긴, 약 1년간 사용이 가능한 내구성을 확보해 의료 현장의 운영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소재로 용출한 갈륨-68을 이용해 분당서울대병원 핵의학과와 공동으로 전립선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의 비임상 실험5)을 수행해, 종양 영상 확보를 통해 갈륨-68 발생기 핵심 소재의 유효성을 성공적으로 검증했다. 해당 기술은 국내·외 특허등록을 완료했으며, 향후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에 기술이전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번 성과는 난치암 진단에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갈륨-68 방사성의약품의 국산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국민 건강권 보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방사성의약품 기술의 해외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원자력·의료 융합기술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훈 박사는 “이번 핵심소재 개발을 통해 사이클로트론 기반 갈륨-68 발생기 개발에 필요한 모든 요소기술을 확보했다”며, “향후 사이클로트론에 AI를 적용한 자율 운전 및 제조 시스템을 고도화해 원료물질인 저마늄-68을 대량생산 하면 국내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할 수 있다”고 전했다.

1) 갈륨-68 발생기: 방사성동위원소 저마늄-68(반감기 271일)을 금속산화물에 흡착시킨 뒤, 붕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륨-68(반감기 68분)만을 선택적으로 용출해 방사성의약품 제조에 사용하는 장치
2) 양전자단층촬영(PET): 방사성의약품을 체내에 투입한 뒤 암세포 주변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감지해, 종양의 위치와 크기·활성도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정밀 진단 장비
3) 반감기: 방사성 물질의 양이 처음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 갈륨-68의 반감기는 68분으로, 만들어진 지 68분이 지나면 절반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4) 사이클로트론: 입자를 빠른 속도로 가속해 다른 물질에 충돌시킴으로써 특정 방사성동위원소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는 장치. 원자력연구원은 이를 이용해 갈륨-68 발생기의 원료인 저마늄-68을 직접 생산한다.
5) 비임상 실험: 새로 개발한 의약품이나 소재를 사람에게 적용하기에 앞서 동물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과를 먼저 확인하는 실험. 임상시험(사람 대상) 전 단계로, 의료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필수적이다.

하귤나무가 가득한 포토존

전립선암 음성 대조군과 양성 실험군이 심어진 쥐에 주입한 갈륨-68 PSMA-11 체내영상

노리매 곳곳의 포토존

갈륨-68 발생기용 소재 성능장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