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이야기

자연에 상상을 더하는 과학기술

옛날부터 사람들은 하늘과 바다에 호기심을 지녔다. 그러나 맨몸으로 도달할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상상력을 발휘해 그곳에 사는 신들의 이야기를 지어냈다. 이제는 과학기술 덕분에 사람이 직접 미지의 영역을 탐험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발명품 또한 신기하게도 자연에서 착안해 만들어졌다. 비행기와 잠수함에 숨겨진 과학기술의 자연원리를 들여다보자.

비행기는 어떤 원리로 하늘을 나는 걸까요?

그리스 신화에서 ‘이카로스’는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어 하늘을 날았다고 전해진다. 그럼 사람도 새처럼 펄럭이는 날개를 달면 비행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아니다. 하늘을 떠있으려면 본인 몸무게와 크기를 지탱할 힘이 필요한데, 사람은 조류만큼 근육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공날개로 흉내 내는 것은 역부족인 걸 알게 된 후, 사람들은 새의 날개모양을 더욱 유심히 관찰했다. 그 결과, 날개 주변 공기의 흐름에 주목했다. 유선형으로 구부러진 날개 윗면의 공기속도는 빠르고, 비교적 평평한 날개 아랫부분의 공기 속도는 느리다. 압력 차이로 인해 날개의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밀어 올리는 힘이 생기는데, 이것을 ‘양력’이라 부른다. 오늘날 거대한 비행기를 이륙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원리에서다.

잠수함이 작동하는 원리는 무엇인가요?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유레카!’를 외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목욕탕에 들어간 본인의 부피만큼 물이 넘치는 것을 보고, 바로 ‘부력’의 존재를 알게 됐다. 부력이란 물속에 잠겨있는 물체를 밀어 올릴 수 있는 힘이다. 부력이 무게보다 크면 물체는 떠오르고, 부력이 무게보다 작으면 가라앉게 된다. 물고기가 바닷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것도 부레를 이용해 부력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잠수함 내부에는 물고기의 부레 역할을 하는 ‘밸러스트 탱크’가 양 측면에 마련돼 있다. 탱크 안의 밸브와 펌프를 이용해 공기와 바닷물의 비율을 조절함으로써 부력이 달라진다. 탱크 안에 공기가 많아지면 부력이 무게보다 커져 잠수함은 떠오르고, 바닷물이 많아지면 무게가 부력보다 커져 가라앉는다.

깊은 바다에서 운전하는 잠수함, 위험하진 않나요?

빛이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바다 깊은 곳은 매우 어둡다. 높은 수압을 견뎌야 할 뿐만 아니라, 어떤 잠수함은 창문마저 없다. 직접 보지 않더라도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데, 이 때문에 잠수함은 ‘소나’라는 초음파를 이용한다. 초음파란 사람 귀에는 들리지 않는 20,000 Hz(헤르츠) 이상의 진동수를 가진 소리다. 짧은 파장이 물체에 부딪혀 반사되는 신호를 통해 물체를 파악하는데, 초음파는 물속에서 더욱 잘 전달되는 편이다. 이러한 잠수함의 식별 방식은 돌고래나 박쥐를 떠올리게 한다.

돌고래 역시 초음파를 쏴 주변에 있는 먹이와 물체를 판별한다. 외형과 촉감도 잠수함과 닮아 있다. 돌고래는 유선형의 매끈한 피부를 가진 덕분에 물의 저항을 적게 받으면서 빠른 속도로 헤엄친다. 어두운 동굴 속에 사는 박쥐도 시각이 크게 발달하지 않았다. 대신 2만~10만 Hz의 진동수를 가진 초음파를 이용해 주변을 인지한다. 초음파에서 착안해 만들어진 다른 과학기술로는 항공분야의 ‘레이더’가 있다. 만약 그리스 신화 속 ‘미노스의 어둡고 복잡한 미로’에 갇혔을 때, 레이더 기술이 있었다면 어렵지 않게 탈출할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