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작성일
- 2020.03.03
- 조회수
- 13,426
- 차세대 암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구리-67 국내 최초 생산성공 -
- 하나로, 사이클로트론서 핵심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9종 직접 생산공급 -
□ 방사선은 두렵고 낯설다. 하지만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선으로 암이나 희귀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아픈 이들에게는 소중한 빛과 같다. 베타선을 방출해 암 세포를 죽이는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구리-67(이하 Cu-67)도 드디어 국내 생산을 시작했다.
□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입자 가속기인 RFT-30 사이클로트론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Cu-67을 생산하는데 성공, 하반기부터 의료기관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ㅇ 연구원 박정훈․허민구 박사팀은 먼저 표적 플레이트와 도금장치를 자체 개발해 Cu-67을 만들 수 있는 도금표적을 제작했다. 도금표적에 사이클로트론의 양성자 빔을 조사해 방사성동위원소 Cu-67을 만들어낸 후 자체 개발한 도금표적 분리장치를 이용해 1차 분리하고, 이온교환수지 크로마토그래피법※으로 고순도의 Cu-67을 최종적으로 분리해내는데 성공했다.
※ 이온교환수지 크로마토그래피법 : 양이온 및 음이온을 선택적으로 흡착할 수 있는 특수 분리소재를 사용해 원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분리·추출하는 기술
원자력연구원은 사이클로트론을 이용해 암 치료용 동위원소 Cu-67을 국내 최초로 생산했다
□ Cu-67은 진단용 감마선과 치료용 베타선을 모두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테라노스틱스※ 특성을 가지고 있다.
※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 질병을 진단하는 동시에 치료를 수행하는 신개념 진단·치기술로 치료(therapy)와 진단(diagnostics)의 합성어
ㅇ 특히 방출되는 베타선의 평균에너지가 141keV(킬로전자볼트)로, 투과력이 작아 수 밀리미터 크기의 암 세포도 통과하지 않고 세포조직 내부에 머무르며 파괴할 수 있다. 치료 효과가 탁월한데다 기존 의료용 동위원소에 비해 반감기가 짧아(약 2.5일) 체내 피폭이 상대적으로 적어 의학계에서도 차세대 치료용 동위원소로 주목하고 있다.
ㅇ 이에 최근 선진국에서는 Cu-67을 표지한 항체나 펩타이드를 이용해 림프종, 대장암, 방광암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임상실험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A)배양된 폐암세포, Cu-67 투여 전 광학영상 (B)사멸된 폐암세포 (20%), Cu-67 투여 후 8시간 경과 (C)사멸된 폐암세포 (80%) Cu-67 투여 후 24시간 경과
‣ Cu-67을 배양된 폐암세포(A549)에 투여 한 후, 사진(B)과 같이 8시간이 경과 후에는 20%의 폐암세포가 사멸이 되었고, 24시간 경과 후에는 폐암세포의 80%가 사멸하는 효과(사진C)를 보였음
‣ 암세포 내로 들어갈 수 있는 항체, 펩타이드, 유기저분자 등의 의료소재에 Cu-67을 도입하면 선택적으로 암세포를 사멸할 수 있는 방사성의약품개발이 가능하며 항암치료제와 병행한다면 암치료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
□ Cu-67은 이런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생산공정이 몹시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들어 국내에서는 지금껏 생산하지 못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이번에 자체 기술로 Cu-67을 생산하는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생산한 동위원소의 암세포 사멸효과도 입증했다.
ㅇ 연구원은 현재 한번에 수십 mCi(밀리퀴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으며, 이는 약 3개 연구기관에 동시 공급 가능한 수준이다.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 경북대학교 등 10여개 연구기관이 사용을 희망하고 있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 원자력연구원은 이번에 생산 성공한 Cu-67 외에도 연구용원자로 하나로와 입자가속기 사이클로트론 등을 이용해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와 방사성의약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생산기술을 확보하는 대로 민간기업에 적극 이전해 의약품이 안정적으로 국민에게 공급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민간기업 등에서 생산하기 힘든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와 방사성의약품은 직접 생산한다.
ㅇ 현재 가동 정지 중인 하나로에서는 방사성동위원소 몰리브덴-99, 요오드-131, 이리듐-192, 홀뮴-166 등을 생산해왔으며, 특히 갑상선암 치료로 익숙한 요오드-131은 국내 수요의 70%를 담당해왔다. 또 신경모세포종 등 희귀 소아암을 치료하는 요오드-131 mlBG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 공급한다. 정읍 첨단방사선연구소의 사이클로트론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면역진단용 지르코늄-89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고, 특히 종양 진단용 스칸듐-44, 암 진단용 원료물질 게르마늄-68을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이번 연구성과로 차세대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인 Cu-67을 생산목록에 추가하게 됐다.
원자력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Cu-67 생산 표적 및 분리장치
도금표적 및 타겟트리 / 생산용 표적도금장치 / 생산용 도금표적 분리장치
‣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암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Cu-67의 생산을 위해 도금표적, 표적도금장치, 분리장치 등 다양한 장치를 자체개발을 하였음
※ 한국원자력연구원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현황
생산시설 |
방사성동위원소 |
반감기 |
대표 이용분야 |
하나로 |
Mo-99 |
65.92 hr |
암 진단용 Tc-99m 원료 |
I-131 |
8.02day |
갑상선암 치료용 |
|
Ir-192 |
73.83day |
자궁경부암 치료용 |
|
Ho-166 |
26.8hr |
간암 치료용 |
|
RFT-30 사이클로트론 |
F-18 |
109.77min |
유방암, 대장암 진단용 |
Sc-44 |
3.97hr |
신경교종암 진단용 |
|
Ge-68 |
270.93day |
암 진단용Ga-68 원료 |
|
Zr-89 |
78.41hr |
면역 진단용 |
|
Cu-67 |
61.83hr |
림프종 치료용 |
□ 대한핵의학회 이경한 회장(삼성서울병원)은 “이번 Cu-67의 순수 국내 기술에 의한 생산 성공 및 공급은 한 개의 의약품으로 진단과 치료를 모두 할 수 있는 진정한 테라노스틱스 시대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Cu-67을 이용한 새로운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의 개발과 공급을 통해 국내 핵의학 발전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평가했다.
ㅇ 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위명환 소장은 “이번 생산시스템 구축으로 우리나라 의학계가 차세대 암치료기술을 선점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수백 mCi 생산수준으로 생산능력을 강화하여 Cu-67의 저변확대 및 아시아권 수출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