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바로 알리기

한국 인류 두번째 달
유인 착륙선 성공할까?

달 자원티켓을 위한 도전 <더 문>

2023년 추석은 슈퍼 블루문이 뜨는 색다른 명절이다. 슈퍼문(super moon)은 달의 궤도가 근지점에 가까워질 때 뜨는 보름달을 말한다. 달의 타원형 괘도에서 원지점(apogee)과 근지점(perigee)의 거리는 36,000 km 정도 차이가 난다. 당연히 근지점에서는 보통 보름달에 비해 크기가 최대 14 % 커 보이고 밝기도 최대 30 % 밝다. 근지점의 90 % 범위에 들면 슈퍼문이라고 한다. 반대의 경우를 미니문(mini noon)이라 한다.
블루문은 양력으로 한 달 사이에 보름달이 두 번 뜨는 경우에 두 번째 뜨는 달을 의미한다. 음력은 29일과 30일을 번갈아 사용하는데 양력보다 짧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2023년 9월은 1일, 30일 이렇게 두 번이 보름달이 뜨는데, 모두 슈퍼문의 기준에 들어가고 따라서 슈퍼 블루문은 30일에 뜨는 달을 말한다.
근원점(좌)과 근지점(우)에서의 달의 크기

달은 지구 형성 초기 시대에 테이아가 충돌하여 만들어졌다는 설이 일반적이다. 충돌 후 지구의 지축은 현재와 같이 기울어졌고 기조력으로 지구 자전 속도와 달의 공전 속도는 줄어들었다. 결과적으로 달은 앞면만 보이는 조석 고정(tidal locking)이 일어났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줄어듦에 따라 현재 달은 지구에서 매년 3.8 cm씩 멀어지고 있다. 간단하게 말하면 우리의 하루는 점점 늘어나고 있고 보름달은 앞으로 점점 작아지게 될 것이다.

더 문

영화 더문 포스터

달은 아폴로 탐사가 마무리되면서 인류의 우주개발에서 순위가 밀리게 되었다. 우주왕복선, 우주정거장, 심우주의 개발로 예산이 쏠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원 개발 및 우주 탐사의 중간 기지로서 달에 대한 이목이 쏠림에 따라 다시 달 탐사에 불이 붙었다.
최근 개봉한 우리 SF영화 <더 문>은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나온 영화이다. 한차례 유인 우주선 발사에 실패한 한국은 2029년 2월 독자적인 두 번째 유인 탐사선인 ‘우리호’를 발사하게 된다. 탐사의 목적은 달의 뒷면에 착륙하여 얼음을 채취하고 자원을 확인하는 것이다. 3명의 우주인 중 살아남은 황선우 대원(EXO 멤버 도경수 분)은 전공 중 하나인 지질학 실력을 바탕으로 달 탐사를 강행하고 악조건 속에서 귀환을 도모한다.
SF에 대해 반응이 유독 냉랭한 한국 시장에서 김용화 감독은 여러 작품에서 검증된 CG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형 우주 SF 영화를 만들었다. 최근 뜨거운 한국 젊은 작가들의 SF 작품 출간 붐과 함께 우주개발에 대한 관심을 두게 하는 작품이다. 개별 작품의 질도 좋아야 하겠지만 의미 있는 도전이 많아야 수준 높은 관객과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다.

최근 달 착륙의 희비

최근 달 착륙에 대한 2가지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8월 20일 우주 개발의 강자였던 러시아의 무인 달 착륙선 ‘루나 25호’가 착륙 전 궤도를 이탈하여 달 표면에 충돌했다고 한다. 남극 보구슬라우스키 크레이터 북쪽에 착륙하여 달 내부 구조와 자원탐사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었다.
다행스럽게 23일에는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인 ‘찬드리얀 3호’의 달 착륙선 ‘비크림’이 인류 최초로 달 남극 부근에 착륙했다. 보구슬라우스키 크레이터의 서쪽 부근이다. 여기에 탑재된 로버인 ‘프라지얀’이 무사히 달 표면에 안착했다. ‘프라지얀’은 14일 동안 달 표면의 광물을 채집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최근 달의 뒷면 및 남극에 대한 탐사가 러쉬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평평한 앞면에 비해 뒷면은 크레이터가 많고 지형이 울퉁불퉁하여 착륙지점을 찾기가 어려운 편이다. 또한 지구와의 직접 교신이 불가능한 지역이어서 지상의 원격 조정도 어렵다. 이런 어려움들이 겹쳐 2019년 이스라엘의 ‘베레시트’, 인도의 ‘찬드라얀 2호’, 2023년 일본의 ‘하쿠토-R 미션 1호’도 착륙에 실패했다.

자원쟁탈전, 물과 헬륨-3

우주선 꾸미기 이미지
황선우 대원이 착륙한 곳은 달의 뒷면 남극 근처 슈뢰딩거 계곡 인근이다. 달은 자전축이 1.5˚ 정도만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남극점 근처 분지인 쉐클턴 크레이터에는 영구 음영 지대가 존재한다. 영원히 햇빛이 들지 않는 그늘 지대라서 얼음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얼음이 존재하면 이를 녹여 산소와 수소를 얻을 수 있어 유인기지의 건설이 한결 수월해진다.
또한 과거 아폴로 우주선이 가지고 귀환한 암석에는 헬륨-3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태양풍에 섞여 있는 헬륨-3은 지구에는 대기층 때문에 도달하지 못하지만, 달에는 상당량이 퇴적되어 있다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달 표토에는 약 110만 톤의 헬륨-3이 존재한다고 추정된다. 이는 핵융합발전이 기능해진다면 인류가 최소한 250년은 쓸 수 있는 에너지에 해당한다. 달의 금속자원을 개발해서 제련하기 위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면 더 쉽고 경제적으로 달 유인기지 운영 및 심우주 탐사에 나설 수 있게 된다.
20세기 초 자원을 찾으려는 시도가 식민지 쟁탈전으로 이어진 것을 보면 달도 이제는 마지막으로 남은 인류의 자원 보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찬드라얀 3호’ 착륙 후 인도 대통령이나 황선우 대원의 귀환 후 한국 대통령의 연설에서 “달은 누구의 것도 아니고 인류 모두의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남극에서도 보듯 먼저 선점하고 연구하는 국가에는 여러 가지 이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우주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각국이 경쟁하려는 이유이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더 문>을 보면 과거 SF 영화의 설정이 보인다. 유성우에 의한 우주 사고 소재는 <그래비티>에서 볼 수 있었고, 월면차의 레이스는 <애드 애스트라>에서 이미 본적이 있다. 황선우가 착륙선에서 뛰어내리기 전에 온몸을 덕(duct) 테이프로 꽁꽁 묶는 장면도 <마션>에서 헬멧과 기지를 보수하고 물건을 고정할 때 이미 봤던 소품이다.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청 테이프 같은 물건이다. 최첨단 우주 시대에 웬 테이프인가 할 수도 있지만 덕 테이프는 NASA에서도 아폴로 13호부터 곧잘 사용하는 품목이다.
영화 마션 포스터

영화 애드아스트라 포스터

영화 그래비티 포스터

NASA가 주관하는 달 유인 탐사계획인 아르테미스 계획(Artemis Program)은 유럽우주국, 일본, 호주, 한국 등이 참여한 국제 계획이다. 우주인을 달에 보내고 이후에는 유인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내년 발사 예정인 ‘아르테미스 2호’의 우주인이 지난 4월 선정되었다. <더 문>에서 황선우를 구출하는데 아르테미스 계획에 포함된 달 궤도 우주정거장인 ‘루나 게이트웨이’가 나온다. 영화에 걸맞은 적절한 설정이다. SF에 대한 선입관을 접고 많은 분들이 경험하길 추천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