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말을 잘해야

성공한다

 

말은 운명이 된다

예전 어른들은 “사람은 다 제 성질머리대로 살아”라는 얘기를 많이 하셨다. 그냥 성질부리지 말고 착하게 살라는 뜻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나이 들수록 그 말에는 깊은 지혜가 담겨있다는 생각이 든다. 주위를 보면 알 수 있다. 성격이 삐딱한 사람은 삶도 삐딱하게 가고, 둥글둥글 원만한 사람은 인생도 그렇게 둥글둥글 풀면서 산다. 또 감사의 말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감사할 일들이 많이 생기고 불평이 많은 사람은 늘 인생이 불만족스럽다. 마음을 열고 베풀면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반면, 자신을 움켜쥐고 있는 사람의 삶은 결국 외로워진다. ‘성격이 팔자’라는 말도 이런 의미다. 소설가 찰스 리드도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생각은 말이 되고, 말은 곧 행동이 되며, 행동은 습관으로 굳어지고, 습관은 성격이 되어 결국 운명이 된다.”
말은 한 사람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면서도 말만큼 무서운 게 없다. 말에는 법칙이 있는데, 첫째는 부메랑 법칙이다. 내가 뱉은 말은 부메랑이 되어 반드시 나에게 되돌아온다. 남을 비난하는 말을 하는 사람은 언젠가 비난을 받고, 남을 축복하는 말은 돌고 돌아 다시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법이다. 이것이 말을 잘해야 성공하는 원리다.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고 감사, 긍정, 공감, 열정의 언어를 쓰는 사람에게는 남들이 자꾸 얘기하고 싶어지고, 공감과 소통 능력이 뛰어난 리더로 성공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식수준을 뛰어넘는 시대, 리더십의 핵심 덕목은 공감과 소통이다.
두 번째 말의 법칙은 나비효과 법칙이다. 무심코 내뱉은 한 마디가 나비효과를 일으켜 미래에 폭풍 같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덕담을 하면 복이 되고 악담은 결국 독으로 변한다.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 말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천 냥 빚을 지게 하는 말이 있다. 말은 양날의 검이다. 잘 쓰면 강력한 효과를 만들지만 잘못 쓰면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이처럼 말에는 묘한 힘이 있어서 이상하게도 말한 대로 이루어진다. 정말 “말이 씨가 된다.” 그리고 그것이 사람의 운명까지 결정짓는다.

거대언어모델이 증명한 것

요즘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이 대세다. 챗GPT를 위시해서 바드, 클로드, LLaMA, 그리고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를 발표하는 등 국내업체들도 LLM에 뛰어들고 있다. LLM이란 컴퓨터에 대량의 데이터를 때려 넣고 학습시켜서 매우 똑똑한 거인을 만드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즉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스스로 추론을 하고 말을 하는, 인간과 흡사한 인공지능이다.
LLM 이전에는 각 영역별로 SOTA 인공지능들이 있었다. SOTA는 ‘State-Of-The-Art’의 약자로서, 사물 인식, 이미지 분류, 의미와 감성 분석, 번역 등 특정 태스크를 수행하는 데 있어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 할 수 있을 만큼 최고 수준의 성능을 달성한 인공지능 모델을 지칭한다. 그런데 LLM이 많은 분야에서 SOTA 모델들을 제치기 시작한 것이다.
즉 인공지능이 인간의 말을 이해하고 잘하게 되니 학습이 가능해져 지식이 많아질 뿐 아니라 문장을 요약하고 정리하는 것도 잘하고, 글쓰기도 잘하고, 번역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작곡도 잘하는 것이다. 이것이 LLM이 대세가 된 이유이며 말을 잘하는 사람이 지능이 높고 다방면에서 유능하다는 사실을 인공지능이 증명한 셈이다.
인공지능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는 똑똑한 지식인이 아니다. 지식으로는 인공지능을 따라잡을 수 없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서 활용할 줄 아는 지능(Intelligence)으로 전환해야 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업무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인공지능 시대가 요구하는 지능, 즉 창의성과 상상력, 공감능력, 소통능력, 협업능력,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인재가 될 수 있다.

좋은 말이 최고의 유산이다

말을 잘한다는 건 웅변가처럼 수사적 능력이 좋거나 언어적 표현을 잘하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다. 그건 표층구조(Surface Structure)다. 말은 매우 복합적이고 심층적이다. 상대방의 말을 잘 이해하고, 맥락을 추론해서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행위가 말인데, 그것이 언어일 수도 있고 비언어적 방식일 수도 있다.
말을 잘한다는 건 심층구조(Deep Structure)를 이해하고 표출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우리가 누군가와 얘기를 하다 보면 표현은 서툴지만 상대의 진심이 느껴질 때가 있다. 만나서 얘기를 나누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중에 대화를 중단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면서 상대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북돋워주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유쾌한 일이다. 이런 사람이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해주고 알맞게 반응을 해주려면 높은 지능이 필요하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지능이 높은 것이 이런 원리다.
반면 자의식과 고정관념이 강한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남을 비판하고 비교하는 경향성을 가지게 된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관념 프레임에 갇혀있어서 남들과 협업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변화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 말을 잘 못하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사회에 말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비난, 욕설, 폭언 등이 위험수위를 넘었다. 말은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지을 뿐 아니라, 한 공동체의 미래를 가늠케 하는 척도다. 남을 비난하고 욕해야 출세하는 사회가 아닌 말을 잘해야 성공하는 세상임을 증명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후세들에게 물려줄 최고의 유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