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속 과학읽기

혹등고래와 우주를 만나는 곳

미국 하와이

미국 하와이는 130여 개 섬으로 이뤄진 군도다.
와이키키로 대변되는 오아후섬을 벗어나면 낯선 섬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세계 최대 천체망원경과 모의 화성기지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는 매회 고래가 등장한다. 주인공이 흠모하는 혹등고래의 주요 활동무대가 하와이 마우이섬 일대다. 마우이섬은 기후변화와 고래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중요한 단초가 되는 곳이다. 혹등고래는 알래스카에 머물다 새끼를 낳기 위해 마우이섬 인근으로 이동한다. 수온 변화로 먹이가 줄어 혹등고래가 장기여행을 떠날 만큼 지방을 축적하지 못하면 개체 수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와이대학의 해양포유류연구팀은 특수 장비와 드론 등을 활용해 고래의 생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마우이 남쪽의 빅아일랜드는 우주와 소통하는 섬이다. 빅아일랜드의 마우나케아산 정상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천체망원경이 있다. 1년 중 10개월이 맑은 날씨로, 고도가 높아 공기와 잡광의 방해가 없는 마우나케아산(4,200m)은 천체물리학자들에게는 별을 관측하는 북반구 최고의 장소로 손꼽힌다. 세계 각국의 초대형 망원경 13기가 운영 중이며, 지구와 우주를 연결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이들 망원경 중 세계 최대인 ‘켁 망원경(Keck Telescope)’은 지름이 10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빅아일랜드 마우나로아산에는 모의 화성기지가 조성돼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화성과 지질이 유사한 이곳에서 2013년부터 화성탐사를 위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실제 우주복을 입고 고립된 상황에서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실시한다.

고래의 도시 마우이섬 라하이나

마우이섬은 예로부터 고래와 연관이 깊다. 섬 서쪽의 라하이나는 하와이 왕국의 옛 수도로 19세기 포경선들이 몰려들던 곳이다. 하와이 왕조를 통합한 카메하메라 왕의 궁전 잔해뿐 아니라 1901년부터 고래잡이 선원들이 묵었던 호텔이 남아 있다. 담장과 푯말에는 귀여운 고래 그림도 곳곳에 그려져 있다.
라하이나 인근의 카아나팔리 해안은 마우이 최대의 휴양지다. 세계적 리조트들이 들어선 해변에서 깊은 바다로 나서면 고래를 구경하며 스노클링을 즐기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인근 카팔루아 플렌테이션베이 골프 코스는 매년 PGA 첫 투어가 열리는 곳이다.
마우이의 북쪽해안인 후키파 비치로 방향을 돌리면 역동적인 하와이가 펼쳐진다. 후키파 비치의 저스 해변에는 수준급 서퍼들이 모인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에도 여러 차례 소개된 서퍼들의 천국이다. 저스 해변은 본섬인 오아후섬 노스쇼어의 선셋비치와 함께 세계적인 서핑 스폿으로 사랑받는다. 달의 표면을 닮은 마우이섬의 할레아칼라 화산은 일출을 보는 명소로 유명하며, 자전거를 타고 하산하는 다운힐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다.
세계적인 서핑 스폿인 저스 해변

마우이 원주민 모습 조형물

인근의 카아나팔리 해안

‘살아 있는 화산’ 숨 쉬는 빅아일랜드

‘살아 있는 화산’과 ‘원조 하와이’를 만나려면 빅아일랜드로 향해야 한다. 하와이 군도 중 가장 큰 섬인 빅아일랜드의 원래 이름이 하와이다.
빅아일랜드 힐로 지역의 화산국립공원은 마우이의 할레아칼라와 함께 하와이의 2대 국립공원이다. 이곳 킬레아우아 화산 분화구에는 화산이 연기를 뿜으며 활동 중이다. 지름 4.5km 킬레아우아 분화구는 직접 화산활동을 일으킨 곳으로 불의 여신 펠레가 살고 있다는 전설 때문에 원주민들이 신성하게 여긴다. 여행자들은 유황연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유황 사우나를 체험하기도 한다. 분화구에서는 매캐한 연기가 솟아오르는 곳까지 직접 둘러볼 수 있으며, 연기 속을 헤치고 달리는 드라이브 행렬이 종종 목격된다. 이곳 분화구에서 하룻밤 묵는 별난 체험도 가능하다.
별자리 관측의 최적 장소인 마우나케아산은 하이킹 명소로 알려져 있다. 방문자 센터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꼬박 하루를 할애해야 한다. 빅아일랜드는 열대부터 사막, 설산까지 다양한 기후가 공존하는 곳으로 마우나케아산은 하와이에서 스키를 탈 수 있는 이색 스폿이기도 하다.
빅아일랜드 화산국립공원

할레아칼라 화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