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하는 원연이

방사선으로 문화재를 복원한다?

우리가 몰랐던
방사선의 역할

뼈가 부러지거나 다쳤을 때, 우리는 엑스레이 촬영을 한다.
그런데 문화재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문화재는 누군가의 실수로 훼손되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과 환경의 영향으로 본래의 모습을 잃기도 한다.
문화재를 복원하는데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성분을 분석하고,
방사선을 이용하기도 한다는데.
그 원리를 알아보자.
문화재 복원에 앞서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문화재 속을 살펴보는데요. X선을 쪼이면 문화재와의 상호작용으로 형광 X선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형광 X선은 본래 문화재를 구성하는 원소들에서 빠져나온 것인데요. 이 파장들을 분석하면 문화재를 구성하는 물질 각각의 성분과 양을 알 수 있습니다.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파악한 재료 비율을 참고해 적절한 복원 방법을 선택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종이나 섬유 같은 유기물 문화재는 X선으로 분석이 어렵다고 합니다. 대신 중성자나 감마선 등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방사선에 해당합니다. 방사선도 문화재 복원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죠.
일단 문화재를 보존하면서 내부를 검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여러 비파괴검사 방법 중에서도 방사선의 투과성은 뛰어납니다. 방사선의 종류마다 각기 다른 관통력을 지니는데 감마선과 엑스선은 얇은 금속판을 투과하고 중성자는 납과 철판도 지나갑니다.
방사선 기술은 유물을 파헤치지 않아도 내부 구조와 미세한 결함까지 알아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는 지점이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파괴된 상태 그대로가 문화재로서 가치 있다며 더 이상의 손상을 막는 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보존 분야 역시 방사선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방사선은 목재 문화재 손상의 주범인 해충과 곰팡이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연구원과 국립중앙박물관이 방사선을 이용한 문화재 보존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는데요. 100% 멸균효과가 있는 것도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방사선은 오랜 시간이 흘러 부식된 문화재를 강화하는 데에도 효과적입니다. 방사선을 쐬면 단단해지는 물질을 강도가 약해진 문화재에 주입한 뒤, 견고히 만드는 원리인데요. 최근에는 방사선으로 파악한 문화재 내부 상태를 디지털 자료로 축적하기도 합니다. 4차 산업 콘텐츠로서 문화재의 보존 경로를 다양화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닙니다.
국내에서는 1960년대부터 문화재 연구에 방사선 기술을 꾸준히 활용해 오고 있습니다. 연구원은 국내 최초 연구용 원자로인 TRIGA MARK-2로 중성자방사화 분석을 하여 고대 토기의 산지 분류에 기여하기도 했죠.
문화재의 진단·치료·복원에 하나로, 이온빔가속기, 뫼스바우어 분광기 등 방사선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덕분에 세계적으로 찬사 받는 고려청자 색의 비밀을 알게 되고, 국보 숭례문의 단청 안료를 복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문화재 관련 방사선 연구는 일부를 제외하고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요. 이를 극복하고자 연구원은 방사선 활용 문화재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지닌 프랑스와 MOU를 체결하고 국내 박물관 및 대학과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증이 잘못되더라도 후대 학자들이 고칠 수 있게끔 복원 작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관람객이 본래의 문화재와 복원된 부분을 구별할 수 있도록 색깔 등을 일부러 다르게 하기도 하고요. 복원에 관한 의견과 방법은 다양하지만 소중한 인류 재산을 지켜나가고 싶다는 마음만은 같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