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창립 63주년 기념사

원자력이 에너지 혁명 시대의

중심이 되길 바라며

원자력연구원장
존경하는 한국원자력연구원 가족 여러분!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이 되어버린 상황이지만, 가족 친지분들과 즐거움이 가득한 설 연휴가 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오늘 이 뜻깊은 자리에 함께하신 노동조합 김형규 지부장님을 비롯한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우리 연구원은 1959년에 설립됐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과학기술 연구기관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대한민국의 현대적 R&D가 원자력 연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1950년대 대한민국은 에너지 절대 빈국이었습니다. ‘에너지 빈국으로부터의 탈출’이라는 국가적 대명제 아래서 원자력의 도입은 단 한 사람의 반대도 없이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이후 지난 60년간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를 볼 수 없을 만큼 성공적으로 주어진 역무를 완수했으며, 우리 원자력연구원은 항상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에너지 빈국의 탈출이라는 목표를 넘어 ‘원자력 에너지 수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도 완성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비전처럼 세계 원자력을 리드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해 있습니다.
2022년 현재, 세상은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기후 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가 머지않은 미래에 코로나19 팬데믹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그 끝이 언제일지 아직 아무도 예견할 수가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 인류의 종말로 귀결될 수도 있습니다.
인류의 생존을 위한 탄소중립이라는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왜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자력 도입에 대해서는 개인별로, 국가별로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많은 호불호가 있음은 아직 원자력에너지 기술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저는 생각합니다.
탄소중립은 새로운 에너지 혁명 시대를 요구합니다. 60년 전 원자력이 대한민국을 에너지 절대 빈국으로부터 구출하는 데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듯이, 에너지 혁명 시대에 다시금 우리 원자력이 그 중심에 서야 합니다.
탄소중립이 가져오는 다양한 변화와 혁명은 이미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해운 선박사들을 비롯해 디젤엔진에 의존했던 여러 산업에서는 무탄소 동력을 찾고 있습니다. 원자력도 그들이 찾고 있는 큰 선택지 중의 하나입니다.
기회는 항상 오지 않습니다. 우리의 용기 그리고 생각의 혁신, 그 결과물로 탄생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서 이러한 기회를 반드시 선점해야 합니다.
우리의 60주년이었던 2019년은 원자력의 희망찬 미래를 논하기가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그로부터 10년 후가 되는 2029년 원자력연구원 70주년 기념식은 온 국민의 축복 속에서 진행되리라고 믿습니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여 우리 모두가 꿈꾸는 미래가 있을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다들 건강하시고 그 꿈들이 모두 이루어지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2월 4일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박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