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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가속기동위원소개발실 연구진 (왼쪽부터) 주진식 선임연구원, 최평석 연구원, 이준영 선임연구원, 박정훈 실장

원자력연구원이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와 클로라이드형태의 의약품 원료물질 2종을 동시에 대량 생산하는 자동화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의료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Zr-89)는 반감기가 3.3일로 다른 동위원소들에 비해 체내에 오래 머무를 수 있어 질병에 대해 더욱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지르코늄-89는 암 진단, 면역치료 그리고 나노물질의 체내 거동 확인 등 다양한 의학 분야에 쓰이면서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박정훈 박사 연구실은 화학분리공정을 최적화한 후 이에 맞춰 생산 장치에 필요한 제어시스템, 핵종 분리 프로그램에 GUI(Graphical User Interface)까지 자체 개발함으로써 지르코늄-89의 생산분리공정을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 한 번의 버튼 조작으로 지르코늄-89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탑재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장비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암이 발현된 쥐에 주입한 지르코늄-89 체내영상(지르코늄-89를 주사하여 암이 발현된 부위를 선명하게 진단할 수 있다.)

연구원이 개발한 지르코늄-89 생산 자동화장치 GUI(실시간 분리공정을 그래픽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사용자에 따라 자유롭게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

연구개발은 과기정통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개발한 원격제어 프로그램은 지난달 저작권 등록을 마쳤고 생산 자동화장치는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 전문회사 (주)퓨쳐켐에 기술이전 할 계획이다. 연구원은 2014년 (주)퓨쳐켐과 동위원소 생산 상호협력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장치를 통해 생산한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 클로라이드 두 가지 제형 모두 99.9% 고순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자랑한다. 하루 생산하는 양은 100mCi(밀리퀴리) 이상으로 20여 곳의 국내 대형병원 및 연구기관에서 원하는 용량을 언제든지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자동화를 통해 매일 생산 가능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었다.
지르코늄-89는 체내 분포한 암조직을 영상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연구목적에 따라 옥살레이트 제형은 단백질과 항체 기반 의약품 합성에, 클로라이드 제형은 유기저분자와 나노물질 기반 의약품 합성에 쓰인다.
연구원이 개발한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 및 클로라이드 생산 자동화장치

현재 연구원은 생산한 지르코늄-89의 중국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아르헨티나, 태국, 마케도니아, 남아공에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지르코늄-89 생산시스템 자체의 도입을 요청하고 있어 지르코늄-89 이용 저변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대한핵의학회 민정준 회장(전남대학교 교수)은 "지르코늄-89는 차세대 의약품으로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방사성 핵종"이라며 "이번 성과로 항체·면역 영상과 실시간 약물 동태 영상 등 핵의학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국내 인프라가 마련되었다"고 평가했다.
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이남호 소장은 "지르코늄-89는 세계 시장 잠재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지르코늄-89 생산장치의 국산화로 우리나라 방사선 산업의 주요 수출 품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 클로라이드

지르코늄-89는 양이온으로 연구목적에 따라 옥살레이트(Oxalate) 또는 클로라이드(Chloride) 음이온과 결합해 중성화한다.

불법드론 지능형 대응기술 개발사업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기획재정부 주관 '2020년도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 심사'에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포함된 39개 기타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안전관리 2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올해 심사 대상인 98개 공공기관 중 8개 기관만 획득한 최고 등급이다.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제'는 위험요소를 보유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매년 안전관리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5단계의 안전등급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안전 취약점을 조기에 발견하여 공공기관의 안전관리 능력을 제고하고자 올해 처음 도입됐다.
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안전법을 엄격하게 이행하며 안전역량 및 안전 수준 등에서 기타공공기관 중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았다. 특히 기관장의 확고한 안전 경영철학을 반영한 안전보건경영방침과 기관 고유의 안전관리 시스템, 안전역량 확보 노력을 높게 평가받았다. 방사능 및 동위원소 등의 안전관리가 준수하고 가스, 전기 등 위험도가 높은 분야에 대한 안전관리 또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외부 평가기관의 안전 평가 결과에 대한 원인 분석, 재발방지대책 수립도 양호하여 꾸준한 안전 개선 노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안전관리등급 심사는 민간전문가 29명으로 구성된 전문 심사단이 안전역량, 안전수준, 안전성과를 법적요건 보다 엄격한 약 165개 세부지표를 기준으로 서면, 현장 검증으로 평가했다. 평가는 기관장의 안전 책임경영 리더십 등 안전역량(300점), 작업현장의 안전활동 수준 평가(450점), 안전성과 및 가치(250점) 등 총 1,000점을 절대평가로 진행했다. 그 결과 98개 공공기관 중 8개 기관에만 2등급(양호)을 부여했다. 2등급은 개인의 안전관리 참여가 활발하고 안전활동이 대체로 잘 이뤄지고 종합 안전관리 능력이 양호한 수준임을 나타낸다.
‌ 1등급은 '이상적인 수준'의 안전능력을 의미하며 평가 첫 해인 점 등을 감안해 해당 기준에 도달하는 기관은 없는 것으로 심사
이번 심사 결과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와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내년부터 공공기관 경영평가 중 재난·안전관리 지표에 반영할 계획이다.
박원석 원장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민의 안전과 안심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다"며 "앞으로도 모든 임직원이 연구원의 안전 역량 제고와 소홀함 없는 안전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승환 연구실안전팀장이 소방서 특별점검단에 통합상황실을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