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통합 전 독일의 500마르크 지폐 앞면을 장식했던 인물은 누구일까. 독일의 수많은 역사적 거장을 대표해 주인공인 된 인물은 곤충의 변태를 입증한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이다.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은 최초의 여성 곤충학자이자 생물학자로 164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다. 양잠업이 성했던 프랑크푸르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에게 누에는 주된 관심사였다. 그녀는 13세 때부터 자신이 채집한 벌레와 식물을 관찰해 그림으로 남겼다.
17세기까지 해충류는 썩은 흙에서 발생하는 ‘악마의 산물’로 간주됐으며 보수학자들은 곤충의 변태 또한 믿지 않았다.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은 알에서 시작되는 변태 과정을 관찰한 뒤 세세하게 그려 애벌레와 나비가 별개가 아닌 하나의 존재임을 입증했고 책으로 발간했다. 한 곤충의 생태만 수년간 연구하고 관찰하기도 했다. 그녀는 ‘파브르 곤충기’로 유명한 프랑스의 장 앙리 파브르 보다 200년 앞선 곤충학자로 알려져 있다.
아버지와 의붓아버지 모두 화가였기에 예술 감각을 이어받은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은 곤충의 생활을 작품으로 그려내 ‘사이언스 아트’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고 다양한 곤충관련 저서를 남겼다. 추억이 된 500마르크 지폐에는 그녀와 함께 식물과 곤충의 세밀화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