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ERI 이슈

곤충아! 곤충아! 내 몸을 지켜줘

- 식용곤충 기반 항암 및 면역력 증강 기술 개발 -
- (주)비플럭스파머와 손잡고 차세대 건강기능식품·항암면역치료제 개발 추진 -

동물실험 결과 추출한 유효성분의 항암면역증진 원료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단백질 함량이 풍부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곤충이 최근 건강기능식품과 항암면역치료제의 원료로도 주목받고 있다. ‘작은 가축’으로까지 불리며 그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면서 관련 산업 또한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연구원은 식용곤충(백강잠1) 및 곤충 추출물)에 기반한 항암 및 면역력 증강 기술을 개발해 바이오벤처기업 (주)비플럭스파머에 이전했다. 정액기술료 2,000만 원에 매출액의 3%를 경상 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다.
본 기술은 방사선연구부 변의백 책임연구원을 중심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지원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발했다. 기술실시계약은 지난달 체결하였으나 코로나19로 체결식이 연기되어 지난 3월 12일 최종 계약서를 교환했다.
‘아스코르빈산 추출법’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흔히 비타민C로 알려진 아스코르빈산 성분을 곤충유래 유효성분 추출 과정에 첨가한다. 아스코르빈산의 항산화 작용으로 추출 시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한편 단백질의 변성도 낮춰 유효성분의 기능적 특성을 보존한다. 이에 반해 현재 널리 활용되는 ‘열수 추출법’은 뜨거운 증류수에 담아 추출하는 과정에서 유효성분이 열에 쉽게 파괴되는 한계가 있다.
국제학술지 몰레큘스(2021년 1월)와 뉴트리언츠(2020년 10월) 게재 논문

‘아스코르빈산 추출법’을 통해 곤충유래 유효성분의 기능적 특성을 보존한다.

‘아스코르빈산 추출법’으로 추출한 유효성분은 동물실험 결과 기존 방식으로 얻어진 추출물보다 더 효과적으로 비장 내 T세포2)와 수지상세포3)의 활성을 유도했다. 이를 통해 암과 세포 내 병원체에 대한 방어 효과가 나타나 종양이 감소하는 것까지 확인하여 천연물 항암면역증진 원료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연구결과는 국제저명학술지(SCI급) 몰레큘스(Molecules, 2021년 1월)와 뉴트리언츠(Nutrients, 2020년10월)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식품원료로 등재된 식용곤충 추출물을 이용해 일반인과 회복기 암 환자의 필수 영양공급을 도울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및 항암면역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원과 (주)비플럭스파머는 이번 기술실시계약을 기반으로 연구소기업을 설립하는 장기계획도 함께 수립하였다. 향후 산·학·연(한국원자력연구원-경희대한방병원-(주)비플럭스파머) 공동협력추진체계를 구성하여 기술의 실용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1) 백강잠 : 누에가 회색이 되어 죽은 것으로 민간요법으로 사용되는 재료
2) T세포 : 세포성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의 일종
3) 수지상세포 : 항원제시세포로서 항원을 삼켜 다른 면역세포에게 제시함으로써 면역반응을 개시
저준위폐기물 재활용 가능해진다

- 원전 방사성폐기물을 이용한 중성자흡수체 제조 기술 개발 -
- 방사성폐기물 처분비용과 중성자흡수체 수입비용 절감의 일석이조 효과 -

탄화붕소 중성자흡수체 시제품(좌 박환서 고방사성폐기물처리연구실장, 우 이기락 선임연구원)

방사성폐기물은 원자력발전소뿐만 아니라 병원, 산업체, 연구기관에서 방사성물질을 이용하는 과정에서도 생긴다. 일반폐기물처럼 함부로 버릴 수 없기 때문에 200L 드럼통 안에 안전하게 포장해 경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으로 보내는데, 한 드럼 당 1,500만 원 정도로 처분 비용이 높다.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방사성폐기물을 만들어내는 원자력사업자들은 폐기물 부피를 줄여 처분 비용을 최대한 낮추는 것에 관심이 간다.
이러한 가운데 연구원이 원전 운영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지 않고 물질의 특성을 활용해 재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원자력발전소에 보관 중인 수만 드럼 분량의 방사성폐기물 처리·처분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연구원은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물리화학적으로 안정적인 탄화붕소(B4C)로 전환해 중성자흡수체로 업사이클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방사성폐기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여 처분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고가의 중성자흡수체 구입비까지 절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술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으로 원자력연구원 고방사성폐기물처리연구실의 박환서 박사 연구팀에서 개발한 이 기술은 원자력발전소 내 보관 중인 폐활성탄(약 5천 드럼, 200L/드럼)과 붕산을 함유한 건조분말(약 2만 드럼, 200L/드럼)을 이용한다. 폐활성탄의 구성 성분인 탄소(C)와 붕산건조분말 중 붕소(B)를 탄화붕소(B4C)로 합성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 시 핵분열을 방지하는 중성자흡수체로 활용한다.
활성탄은 마이크로웨이브를 흡수하면 발열하는 특성을 가진다. 산업용으로 흔히 쓰이는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장치를 이용하여 폐활성탄과 붕산폐액 건조분말을 1,500℃ 이상으로 빠르게 가온하면 탄소와 붕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물질은 휘발돼 분리되고 탄화붕소가 형성된다. 탄화붕소는 중성자 흡수 능력이 뛰어난 대표적 물질이다.
연구팀은 여기에 운영·해체과정에서 상당량 발생하는 금속류 폐기물 중 극저준위 금속폐기물을 이용해 중성자흡수체를 담는 지지체까지 제조함으로써 폐기물 양을 더욱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극저준위 이하 방사성폐기물 재활용은 단순히 물리적 형태의 전환을 통해 방사성폐기물 처분동굴의 채움재, 관리시설 내 차폐재, 보조 인공구조물 등으로 활용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서로 다른 세 가지 방사성폐기물을 합성하고 재구성하여 활용하도록 가치를 부여한다. 이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단순히 탄화붕소(B4C)로 전환만 해 처분할 경우에도, 현재 폐활성탄과 붕산폐액 건조분말보다 물리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나 특수용기(HIC, High Integrity Can)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경주처분장의 처분인수기준을 만족할 수 있다. 또한 처분부피를 약 30% 이하로 경감할 수 있어, 3천억 원 이상(현재 처분비용 약 1,519만 원/200L 드럼 기준)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 시 임계제어용 중성자흡수체로 제조하여 활용할 경우에는 중성자흡수체(저장용기 1개당 수천 만 원)의 구입비용을 절감하고, 사용한 중성자흡수체를 처분하는 데 드는 부담도 없앨 수 있다.
모의 원전운영 방사성폐기물을 마이크로웨이브 장치로 처리하여 원료로 전환한다.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장치에 완료화된 모의 폐기물을 투입해 탄화붕소로 합성한다.

원자력발전소에서는 매년 공기정화계통에서 폐활성탄 약 100 드럼, 원자로 감속재로 쓰이는 붕산도 약 수백 드럼 폐기물로 발생한다. 또한 고리 1호기 등 원자력발전소 해체과정에서는 배관, 부품 등 금속류 폐기물이 호기 당 수천 드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할 경우 폐활성탄과 붕산은 전량 새롭게 활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원자력시설 해체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속류 폐기물의 경우 처분부담이 크기 때문에 같이 활용하면 비용 경감효과는 더욱 크다.
연구팀은 현재 대상 방사성폐기물의 방사화학적 특성평가, 물질의 취급이 용이한 원료화 공정, 공정의 단순화를 위한 재료합성공정, 중성자흡수체를 다양한 형태(금속-세라믹, 금속, 복합체 등)로 제조하는 개념을 도출하였다.
이를 통해 방사성폐기물을 원료화·재료화하고 제품을 제조하는 전체 공정을 실험실 규모로 모의 시현해 성공했으며, 핵심 기술에 대한 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다음 단계에서는 부피감용을 위한 탄화붕소(B4C) 전환 처분 기술과 탄화붕소를 중성자흡수체로 활용하는 기술을 실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후에는 원전의 해체폐기물 처리와 사용후핵연료 저장에 본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관련 산업계 및 학계와 협력하여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고방사성폐기물처리연구실 박환서 실장은 “일반 산업폐기물을 재활용하듯 방사성폐기물도 또 하나의 유용한 자원으로 발상을 전환하면 국내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커다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며 “향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실용화에 더욱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