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ERI 이슈

원자로 용기 보수기술 완성,
국제표준으로 자리매김 전망
Ni 도금법을 이용한 클래딩 손상 보수 장치(도금액 저장 탱크 및 이송 펌프) 모습

원자로 내면은 냉각수에 노출되기 때문에 부식방지를 위해 내식성이 좋은 스테인레스강 클래딩(보호층)으로 덮여있다. 간혹 클래딩이 손상되는 사례가 보고되는데, 작업자가 직접 물속에서 용접보수를 하는 경우 방사선에 기준치 이상 노출될 수 있고 재료 표면이 취약해질 수 있다.
연구원은 이런 문제를 극복한 새로운 보수기술인 ‘Ni 도금법을 이용한 클래딩 손상 보수기술’의 표준절차와 관련 설비를 개발했다. 원전의 손상부는 수많은 검증실험을 거친 표준절차서에 의해서만 보수할 수 있는데, 이번에 ‘원전 손상부 도금보수 표준 절차서’를 개발하여 기술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게 완성한 것이다.
당초 이 기술은 연구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을 통해 2013년 개발해 국제 기술 표준인 ASME 인증*을 받았다. 이후 기술 표준을 구현할 수 있도록 보수표준절차 및 장치 개발에 매진해왔다.
‘Ni 도금법을 이용한 클래딩 손상 보수기술’을 이용하면 원격으로 금속 보호막을 만들어 보수할 수 있다. 특수 제작한 장치로 니켈(Ni) 성분을 함유한 도금액을 손상 부위에 공급하고 전류를 흘려 보호막을 생성하는 원리다. 물속에서 작업자가 직접 열을 가하는 용접작업법과 다르게 재료변성이나 작업자의 방사선 노출을 원천적으로 없앤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는다.
연구원은 본 기술이 미국 규제기관(USNRC) 기술검토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미국 전력연구소(EPRI)와 공동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 몇 발전소에서는 이미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원자로 용기 손상부 보수에 적용하고자 의사를 피력한 상태다. 기술검토 승인 통과 후에는 원자로 용기 손상을 보수하는 국제 원자력 표준 기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기술 개발을 이끈 재료안전기술개발부 황성식 책임연구원은 “국내 원자력 원천기술이 원전 안전성 증진을 위해 현장에 직접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추후 미국 규제기관의 승인까지 받게 될 경우 본격적인 해외 기술 수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ASME: 미국기계기술자협회 및 그 규격의 약칭으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일러 및 압력용기의 설계, 제작, 검사에 관한 기술 기준
연결관을 통해 도금액을 손상부위에 공급하는 도금 반응셀

원전 해체공정 시뮬레이션 기술 이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해체공정 통합평가 시스템

오늘날 산업 현장에서는 가상의 환경을 구현한 공정 시뮬레이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설비 구축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용 절감, 구축시간 단축, 공정 사이클 최적화 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시뮬레이션은 효율적인 공정의 첫걸음이다. 이 때문에 원전 해체 분야에서도 효율성이 높은 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연구원은 ‘해체공정 통합평가 시스템’기술을 두산중공업(주)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 정액 기술료 3억원에 관련 특허 4건, 노하우 1건을 통합 이전하는 조건이다. 해체공정의 특성상 시뮬레이션 적용이 어려웠던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원전 핵심설비 해체공정에 대한 평가기능을 더한 기술이다.
국내 원전 해체도 목전에 다가온 가운데, 해외 선진국 대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본 기술과 같이 ICT를 접목한 독자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원자력기술개발사업을 통해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공정 시뮬레이션 기술은 원전과 같은 대형 구조물을 반복적으로 절단하고, 세절된 폐기물을 저장용기에 수납하는 공정을 구현하기에 비효율적이다. 절단된 형상의 3차원 모델을 별도로 준비해 연산하고, 절단 과정에서 생성된 개체 수만큼 복제한 후 공정에 직접 적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32번에 달하는 시뮬레이션 및 CAD 연산 작업을 거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해체공정 통합평가 시스템 개요

반면 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은 공정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에서 직접 3차원 모델을 절단하고 소요시간 및 비용, 2차 폐기물량을 동시에 계산한다. 단 3개의 연산만으로 절단 공정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기술 대비 작업 효율을 1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해당 기술의 효율성은 학계에서도 인정받아 지난 2017년 원자력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 ‘애널스 오브 뉴클리어 에너지 (Annals of Nuclear Energy)’에 게재된 바 있다. 또한, 기술의 신규성과 진보성 그리고 이용가치를 인정받아 관련 특허 4건이 국내에 등록되었으며, 2020년 12월 미국에서도 특허 등록을 마쳤다.
연구원이 개발한 ‘해체공정 통합평가 시스템’을 해체 현장에서 활용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과 작업 시간을 실제와 가깝게 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험과 설계 자료 등을 근거로 하는 기존의 통계적 접근과 달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다 정확한 계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작업 환경을 고려한 시뮬레이션으로 공정을 최적화함으로써 안전성과 경제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을 이전받은 두산중공업(주)은 원전해체 사업화를 위한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을 축적 중이다. 연구원은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우리나라의 해체공정 최적화 능력이 향상되어 원전 해체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