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퀴리 영화에서는 방사선의 장점보다 단점이 부각됐다. 히로시마 원자폭탄과 체르노빌의 원자력 발전소 붕괴사고와 같은 어두운 장면들이 등장한다. 마리 퀴리는 라듐이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했지만, 반대로 이 원소가 무시무시한 핵무기로 이용될 수 있음도 알게 되며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마리 퀴리가 이뤄낸 세기의 발견은 사용 목적에 따라 나쁘게 혹은 좋은 용도로 쓰일 수 있다. 방사선은 원자폭탄으로 활용된 바 있지만, 암 치료·영상의학·문화재보존·식물 품종개량 등 다양하게 이로운 용도로도 잘 활용되고있다.
특히 방사선은 의료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가장 유명한 것은 엑스레이 방사선사용이다. 방사선에서 나오는 빛을 이용해 멸균하는데도 사용되고, 종자를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처리방법으로도 사용 중이다. 빛의 에너지가 워낙 강력하다 보니 다양한 새로운 첨단소재를 연구하는데도 쓰인다.
마리 퀴리는 방사선을 활용한 X-ray 장비를 싣고 수많은 병사들의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X-ray 장비를 활용해 정말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만 절단수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당시에는 병사들이 신체 손상이 조금만 있더라도 무조건 신체 일부를 절단했었다. 첫째 딸 이렌 퀴리와 함께 1차 세계대전 전장을 누비며 100만 명 이상의 부상병을 촬영해 많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마리 퀴리는 당시 방사선에 대한 안전장치가 갖춰지지 않은 환경에서 연구를 이어갔기 때문에 방사선의 지속적인 노출로 건강이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남편인 피에르 퀴리도 방사선 노출로 인해 후유증을 심하게 앓았다. 라듐과 같이 반감기가 긴 물질인 경우 지속적인 인체에 해를 끼치게 된다.
마리 퀴리 사망 후 시신이 들어간 관에는 방사선 노출 때문에 1인치 이상 두께의 납을 둘러쌌다. 지금도 마담 퀴리 박물관에는 연구노트와 실험장비 같은 것들이 여전히 방사선을 뿜고 있어 실험실에는 모든 것이 차폐돼 있다.
그녀의 몸과 물품에서 뿜어져 나오는 방사선은 차단됐지만, 100여년 전 한 여성 과학자가 보여준 남다른 연구 열정은 영화를 통해 현 세대에 그대로 퍼진다. 새로운 세상을 만든 위대한 과학 라듐, 어떻게 사용됐나? 자 마리 퀴리를 다시 들여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