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속 과학읽기

최고 수준 공기 질 검증받은
남태평양의 수도

뉴칼레도니아 누메아

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를 간직한 곳이 어디일까.
뉴칼레도니아의 누메아는 과학적으로
가장 쾌청한 수도 중 한 곳으로 검증된 도시다.
프랑스 분위기를 풍기는 해변 도시는
청명한 하늘과 짙푸른 남태평양을 품고 있다.

‘초미세먼지 연중 쾌청’, 산호 해변의 도시

초미세먼지는 세계적인 골칫거리다. 뿌연 하늘로부터 자유로운 나라를 찾기 힘들다. 뉴칼레도니아의 수도 누메아는 알프스의 산악 도시, 동남아의 열대우림 도시 등을 제치고 숨쉬기 좋은 최고 수준의 청정 수도로 확인된 곳이다.
최근 스위스의 한 대기환경 업체는 초미세먼지(PM 2.5) 평균 수치를 분석한 ‘2022 세계 공기 질 보고서’를 발표했다. 공기 질 측정에는 각국 정부와 기업, 비영리 환경단체 등이 대거 참여했으며 전 세계 3만 개 이상의 측정기에서 데이터를 수집했다.
조사된 131개 국가 7,323개 도시 중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인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5 ㎍/㎥ 이하를 충족한 국가는 호주,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 13개국이었다. 관측된 116개의 수도 중에서는 뉴칼레도니아의 누메아(3.5), 호주의 캔버라(2.8), 에스토니아의 탈린(4.8) 등 7곳이 기준을 충족하는 무공해 도시로 이름을 올렸다.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수도는 아프리카 내륙 국가 차드의 은자메나로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89.7 ㎍/㎥ 였으며 인도 뉴델리(89.1), 이라크 바그다드(86.7) 등이 뒤를 이었다.
누메아가 속한 뉴칼레도니아는 1,600 km의 산호 해변과 푸른 섬들로 이루어진 친환경 섬나라다. 뉴칼레도니아는 전체 섬 중 60 %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돼 있으며. 공룡이 살던 쥐라기 시대의 원시림과 희귀 동식물들이 서식한다. 산호바다인 라군은 세계 최대 규모를 뽐내며 원통소나무인 아로카리아는 뉴칼레도니아에서만 볼 수 있다.
뉴칼레도니아는 ‘프렌치 파라다이스’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프렌치 파라다이스’로 불리는 섬나라

뉴칼레도니아는 ‘프렌치 파라다이스’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블루라군과 이어지는 해변 골목은 프랑스 문화의 잔영, 산호바다와의 조우가 일상으로 다가선다. 일본의 여류 소설가 모리무라 가쓰라는 뉴칼레도니아를 배경으로 소설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을 쓰기도 했다.
본섬인 라 그랑드 떼르의 남서부에 위치한 누메아에는 한때 프랑스 군대가 주둔했다. 원주민들은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쓰고, 누메아의 인구 중 절반이 유러피언이다. 뉴칼레도니아는 스코틀랜드의 옛 지명인 칼레도니아가 유래다. 첫 발견자는 영국인이지만 니켈 생산을 둘러싼 유럽 간 전쟁에서 프랑스가 승리하면서 프랑스령이 됐다.
파리지앵들은 본토에서 휴가철이 되면 먼 길을 날아와 남태평양의 파라다이스에 몸을 맡긴다. 누메아의 숙소를 나서면 비치가 이어지고 바다 옆으로는 그윽한 프랑스풍의 카페와 벤치들이 줄을 짓는다. 누메아를 대표하는 앙스바타 해변은 망중한의 풍경이 담긴다. 아침 조깅 부대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면, 해변은 피크닉 족들의 차지다. 늘씬한 비키니 차림 대신 단아한 미녀들의 담소가 잔잔한 파도와 함께 해변에 녹아든다. 앙스바타 해변은 해 질 무렵이면 노을을 배경으로 그윽한 레스토랑들이 불을 밝히고, 자정이면 클럽을 찾는 이들로 채워진다. 현지 주민들의 휴식처인 시트롱 비치, 요트 클럽과 어우러진 생 마리 비치도 누메아의 정갈한 해변들이다.
앙스바타 해변

해질 무렵의 앙스바타 해변

유럽 문화와 뒤섞인 원주민 풍습

도시와 바다가 만들어내는 전경은 우엔토르 언덕에 오르면 광활하게 펼쳐진다. FOL 전망대에서는 도심과 포구들이 한눈에 담긴다. 프랑스에서 직접 가져온 조각상으로 채워진 꼬꼬띠에 광장, 100년 역사를 넘어선 생 조셉 성당 등은 누메아에서 두루 둘러볼 곳이다.
모젤항의 포구를 서성거리는 일, 원주민과 유러피언이 뒤엉키는 아침시장을 기웃거리는 일 등이 누메아의 몸에 익은 하루 일과다. 멜라네시안의 전통의상 ‘뽀삐네’와 특산물인 달팽이, 왕새우는 모젤항 아침시장의 인기 품목이다. 뉴칼레도니아산 커피인 ‘부르봉 뽀앵뛰’와 ‘카페 르호와’ 역시 우아한 향을 자랑한다.
현대 건축물과 원주민의 문화는 독특한 앙상블을 만들어낸다. 시 외곽의 치바우센터는 파리 뽕피두센터를 설계한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의 조형물로 한때 세계 5대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철근으로 엮은 잘린 캡슐 모양의 건물은 원주민 가옥인 ‘까즈’를 형상화한 것으로 내부에는 멜라네시안의 조각, 공예, 그림 등 다양한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
뉴칼레도니아에서 멜라네시안 원주민들은 ‘카낙’으로 불린다. 누메아 주민들은 프랑스식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지만 섬에 거주하는 원주민은 그들만의 ‘까즈’에 거주하며 전통을 고수하기도 한다. 부족 숫자만큼 언어도 다양해 지역 방언은 28개나 된다.
‌우엔토르 언덕

치바우센터

모젤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