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우주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우주를 알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를 알 수 없다. 우주의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지 않으면 다양한 천체와 행성의 존재와 관계, 우주적 현상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 우주를 모르면 우리가 사는 지구의 미래 향방도 가늠할 수 없다. 우주에서 지구의 위치와 역할, 지구상의 다양한 현상과 우주적 현상과의 관계를 이해하면 우주의 변화와 그 결과에 대해서도 더 깊이 알 수 있다. 우주의 규모와 복잡성을 따져가며 사고의 지경이 확장될 수 있고 미지의 영역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인류의 지식 확대를 이어갈 수 있다.
가장 빨리 우주를 이해하는 방법은 우주 영화를 보는 것일 수 있다. 우주 영화는 장르적으로 어드벤처·판타지·공포 등으로 분류되고, 대개 상상력 요소가 짙다. 우주 영화를 찾아봐야 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주 영화를 보면서 과학적인 개념, 천체 물리학, 우주의 구조 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될 수 있다. 과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얻으려는 호기심을 선물 받을 수도 있다. 우주 자체에 대한 탐구는 기본이다. 우주 환경과 미지의 행성, 별, 관측 등에 대해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쉽게 볼 수 없는 별과 행성을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험한 모습으로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우주 영화는 새로운 기술과 효과·미래지향적인 상상력 등을 표현해 현실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이상적인 세계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뿐만 아니라 우주 영화는 주제에 따라 지구의 지속가능성 문제와 사회적 문제, 인간관계 등 인류의 생각과 감정에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등 여러 이유로 우주 영화를 보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 될 수 있다.
우주의 꿈을 키울 수 있는 무수한 작품들이 즐비하다. 화성을 탐사하고 거주하는 <마션>을 비롯해 <스타워즈> 시리즈,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애드 아스트라>, <아바타>, <Wall-E> 등 우리가 봐야 할 우주 명작들이 많다. 대표적인 우주 영화를 정주행해 봐도 훌륭한 여가 시간이 된다.
日 ‘우주 덕후’ 키워낸 ‘SF 장르’, 사회 저변에 깔린 ‘우주 상상’ 콘텐츠
우주 개발 강국 일본에서 ‘우주 덕후’가 된 이들은 우주를 향한 꿈을 꾸게 된 시작점을 유년기에 흔히 접했던 ‘SF(Science Fiction·공상과학) 장르’를 꼽는다. <은하철도 999>, <우주형제>, <문라이트 마일>, <극한의 별>, <프라네테스>, <2001 스페이스 판타지아>, <하야부사> 등. 우주가 현실이고 현실이 우주가 되는 SF 장르들이다. 단행본 30쇄까지 찍어낸 우주 만화책은 물론이고 일본인이 꼽은 입소문 만족도 랭킹 1위를 차지한 소행성 탐사기 주제의 대중 영화도 존재한다. 일본 사회 저변에는 우주를 꿈꾸고 상상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무수히 깔려있다. SF 속 우주 영웅들은 일본 청소년들에게 성장기 우상으로 각인되며 상상을 뛰어넘는 도전 정신을 주입하고 있다.
일본에서 우주 SF 만화를 접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우주비행사 이야기 <프라네테스>와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소년·소녀의 성장기인 <트윈 스피카>, <패스포트 블루> 등, 시대의 걸작으로 꼽히는 만화 리스트에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항상 포함돼 있다.
일본 ‘우주 덕후’들이 우주 진출 자극을 크게 받았던 대표적 만화는 <우주형제>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주비행사가 되는 꿈을 꾸는 형제들의 이야기다. 우주인 선발 과정을 상세하게 그리면서도 코믹을 더한 스토리로 구성됐다. 만화 ‘문라이트 마일’도 실현할 수 있는 우주 개발과 우주 생활 등을 그려내 일본 우주 벤처 기업인들에게 우주 진출 자극제 역할을 했다. 차세대 에너지원인 헬륨3가 달에 매장됐다는 이유로 달에 기지를 세운다는 내용인데, 우주 비행사와 우주 건설자들이 달 계획 후보자로 발탁돼 훈련받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야마다 요시히로 작가가 써낸 <극한의 별> 만화도 인기를 끌었다. 인간이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 보낸다는 내용이다. 화성에 착륙한 우주선이 지구와 연락이 두절되고 주인공이 구조대 참가를 지원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특히 ‘하야부사’를 다룬 영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화 제작사와 JAXA(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가 하야부사의 탐사 스토리를 바탕으로 영화를 제작했다. 하야부사는 지난 2003년 5월 가고시마현 우치노우라 우주센터로부터 발사돼 7년간 60억 km의 우주 비행을 마치고 2010년 6월 13일 기적적으로 귀환한 바 있다. 하야부사는 소행성에 도착 후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통신두절과 엔진 정지 등의 위기에 빠져 일정이 늦어졌다.
2011년 10월 개봉한 영화는 소행성에서 샘플을 찾아오는 임무를 완수한 하야부사와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의 7년간 도전과 투쟁의 나날을 그리고 있다. 하야부사 영화는 일본 전국 영화관 303개의 스크린에 상영됐고 하야부사를 소재로 한 영화가 연이어 등장했다. 이듬해 와타나베 켄 주연의 ‘하야부사 : 아득한 귀환’과 후지와라 타츠야 주연의 <웰컴 홈, 하야부사> 영화가 줄지어 개봉했다. 일본 각지에 위치한 천체투영관에 상영되는 다큐멘터리도 4편이 제작됐다. JAXA는 하야부사가 채취해 온 샘플 캡슐을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전국 순회 전시회도 했다. 초·중·고등학교는 물론이고 과학관 등에 방문·전시해 국민에게 일본의 우주 성과를 두 눈으로 확인시켰다.
일본 우주 관계자들은 국민에게 ‘우주는 머지않은 미래’라는 메시지를 곳곳에서 심어주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난 학생들은 우주를 두렵지 않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일본 우주 주역들이 우주를 꿈꾸는 이유이기도 하다.
美, 우주문화 천국, “개척·도전의 DNA가 다르다”
미국에서는 우주 개발을 향한 도전과 혁신 문화를 접할 기회가 비일비재하다. NASA 우주로봇 챌린지, 화성 우주기지 건설대회처럼 국가 주도의 경진대회뿐만 아니라 Mars City Design 경진대회, Breakthoughprize, Google Lunar XPRIZE(이하 XPRIZE)처럼 민간 기업에서 주최하는 우주 개발 프로모션도 적지 않다.
특히 XPRIZE는 달에 대한 저비용, 고효율 접근을 통해 뉴 스페이스 혁신 문화 창조와 전 세계 시민에게 우주 관련 과학·기술·혁신 문화를 활성화하고 있다. 일정 기간 내 가장 먼저 달 영상을 보내는 쪽이 최종 우승자로 선정되는 총상금 3,000만 달러 경진대회를 치르기도 했다.
포럼, 심포지엄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네트워킹이나 파트너십을 통한 우주 문화도 알차다. 인공위성 심포지엄, 우주기술 전시회, 뉴 스페이스 콘퍼런스 등이 대표적 사례다. 콘퍼런스 각 세션이 종료될 때마다 참석자들은 서로 인사하고 교류하면서 네트워킹 시간을 갖는다. 행사 축하회 등에서 와인을 한잔씩 하면서 교류가 계속된다. 협업 공간(Coworking Space)에서 ‘Meet up’과 같은 다양한 만남의 장이 왕성하다.
미국의 우주 문화는 유년 시절부터 시작된다. 과학관은 우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중심지다. 과학관에서의 우주는 성장의 대상이 아니라 실체다. 미국 LA에 위치한 캘리포니아과학센터에서는 우주인 거주지 등 실제 우주에 나갔던 전시물들을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이곳에는 우주왕복선 엔데버호(Endeavour) 기념관이 인기다.
대형 성조기와 함께 전시된 엔데버호는 미국 우주 문화의 개척을 상징하듯 웅장한 위용을 자랑한다. 외부에 전시된 엔데버호 연료 탱크의 거대한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서점뿐만 아니라 박물관, 영화관에서도 우주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우주 관련 서적부터 기념품까지 다양한 상품이 즐비하다. 동네 서점만 가도 미국 첫 여성 우주 비행사를 다룬 동화책서부터 자전적 소설, 스타워즈 만화책, 우주선 제작을 위한 키트, 은하수 컵 등이 구비돼 있다.
대한민국과 우주 개발의 관계
앞으로 인류는 우주 개발에 의해 완전히 바뀔 것이다. 우주를 개척하지 못하면 이전의 기술 종속국 처지가 될 것이다. 종속국은 내가 중심이 아니다. 지배하는 나라가 중심이 된다. 대한민국의 우주는 언제나 형이상학적 현상으로 인식되어 왔다. 우주는 미국과 유럽, 일본과 같은 과학 선진국들만 하는 것이라고 규정한 듯 개발 속도와 규모, 열기 등 모든 면에서 힘겨운 게 사실이다. 우주에서 혹시라도 우리가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같은 혁신가가 만들어 놓은 우주선에 탑승하는 길밖에 없다는 한계를 느낄 수도 있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주 개발이 단순한 도전의 대상이 아닌 생존의 대상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주 개척과 활용의 문제는 한 국가와 정부의 내적 문제들과 비교해 보면 아주 사소하다. 경제위기, 안보 위기, 극심한 고용 난과 저출산 문제 등 사회 문제가 중요하긴 하지만 우주 개발 개척의 문제와 비교하면 그 가치가 새 발의 피다.
뉴 스페이스 시대는 도전 의식과 개척 정신에 의해 열릴 것이다. 더 이상 이제 우리는 우주를 강대국들의 전유물일 것이라고 넘겨짚을 필요가 없다. 우주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로켓 기술 개발자들이 아닌 도전자에 의해 넘겨받았고, 실험실의 괴짜 연구자가 우주 시대를 열 수도 있다. 우주 활용은 더 이상 공상과학 소설이 아니다. 단지 과학이자 도전이자 미래일 뿐이다.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우주 개척에 대한 문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고민하고 실행을 해나가야 할 가장 적당한 시기일 수 있다. 우주 영화를 찾아보면서 우주 개발에 대한 관심과 꿈을 키워나가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