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원우 독자 여러분,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보내주신 사랑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동양에서 검정색은 지혜를, 토끼는 평화와 다산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올 한해 검은 토끼의 기운을 받아 현명함과 풍요로움으로 결실을 맺고, 가정에선 즐거움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지난해 많은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먼저, 전 국민에게 과학의 감동을 선사한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에는 우리 연구원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우주용 동위원소 전지’가 탑재돼 있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원자력 전지 실증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 원자력기술의 국제적 입지를 한층 드높였습니다.
아시아 유일의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전용시설로 거듭날 수출용신형연구로 및 동위원소활용연구센터는 부산 기장에서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i-SMR와 원전해체 사업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며 정부 주도 대형 사업으로서 안정 궤도에 올랐습니다. SMR 개발을 위한 과제도 혁신 도전 프로젝트로 선정되었습니다. 연구로와 SMR 모두 세계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는 만큼 밝은 미래가 보입니다.
지난 2022년은 원자력에 대한 국민 안심을 최우선으로 하여 연구원 안전 관리에도 최선을 다한 한해였습니다. 과거 방사성물질 방출로 시민들께 심려를 끼쳤던 자연증발시설에 대한 재발방지대책을 철저하게 이행하여,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았습니다. 또한,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제에서 2년 연속 최고 등급을 획득했습니다. 2021년부터 도입한 전주기 이력관리 체계의 효과로 지난해 방사성폐기물 발생량을 50% 이상 감축했습니다. 이외에도 안전한 원전이용을 위한 LAPLACE 및 혁신안전계통실험동 준공을 비롯하여, 문무대왕연구소 착공, 국산 저마늄-68과 지르코늄-89의 첫 수출 둥 많은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2023년 새해에는 탄소 중립과 에너지 안보라는 시대적 가치에 맞춰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원자력 기술, 국민과 세계가 지지하는 원자력연구원’이라는 비전 실현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세계적으로 치열해진 SMR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로 선진 원자로 개발을 서두르겠습니다. 원전 가동부터 사용후핵연료 처분 단계까지 ‘안전한 원자력 발전을 위한 전주기 기술 개발’에도 노력하겠습니다. 원자력으로 탄소 중립을 선도하고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원자력 이용이 확대되어야합니다. 원전 이용 확대의 선결 조건은 안전 보장입니다. 원전의 안전성과 보안성을 증진시켜 줄 기술인 AI, 로봇, 사이버보안, 3D 프린팅, 드론 등 창의적 융복합 기술 개발도 지속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방사선과 양자빔, 양자물질 등 양자활용 영역에서도 국민의 생활과 건강에 뚜렷한 도움을 주는 연구 성과를 창출하겠습니다. 연구용원자로 하나로와 경주 양성자가속기, 정읍 방사선 융합 연구시설의 활용도를 높여 기초과학 역량 제고는 물론 IT, 생명공학, 나노 등의 산업분야와 미세먼지나 축산 악취저감 같은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겠습니다.
미래를 대비하는 원자력 정책 수립뿐만 아니라 올바른 원자력 정보 전달을 통한 수용성 증진에 노력하겠습니다. 연구원은 철저한 안전제일 원칙 아래 시설을 운영하고 정보의 투명한 공개, 그리고 분원을 포함한 연구원과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임직원은 미래 지향적인 연구와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기술 개발로 국민과 세계의 지지를 받는 일류 원자력 연구기관으로 발전하겠습니다.
올 겨울은 유독 일찍 찾아온 한파로 절로 몸이 움츠러드는 날이 많습니다.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