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샘물을 너무 많이 마시다가 갓난아기가 되어버린 할아버지 이야기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전래동화뿐만 아니라 오늘날 생활 곳곳에서도 젊음에 대한 열망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늙는 게 오히려 이득이라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핵 연쇄 반응 조절의 치트키인 중성자인데요.
어떤 이유로 늙는 게 이득인지 중성자와 핵 연쇄 반응에 대해 알아봅시다.
중성자는 양성자와 함께 원자핵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전하를 지니고 있지 않아서 중성자라고 부릅니다.
우라늄 원자핵에 중성자가 부딪히면 가벼운 물질로 분열하며 에너지를 내게 됩니다.
이 때 2~3개의 중성자가 핵분열 반응을 일으켜 새로운 중성자들이 생성되는데요. 이 과정의 반복이 핵 연쇄 반응입니다.
핵분열로 막 태어난 중성자는 너무 빨라서 원자핵에 흡수될 기회가 적어져 핵 연쇄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시속 150km로 달리는 택시는 도로변에서 손을 흔드는 사람을 못 볼 수 있지만 시속 10km로 달리는 택시는 사람을 발견하기 쉽겠죠.
이처럼 원자핵은 느린 중성자와 더 활발한 핵분열을 일으킵니다.
이처럼 중성자의 속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노화에 비유해보았는데요.
중성자가 나이 들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빼앗는 감속재가 필요합니다.
멈춰있는 공이 빠르게 움직이는 공과 부딪친다면 움직이는 공의 속도는 줄고, 멈춘 공은 움직입니다.
감속재와 만난다고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감속재가 중성자를 흡수해버릴 수 있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중성자는 감속재와 만나 나이는 들되, 죽지는 말아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거친 끝에야 핵 연쇄 반응에 도달하게 됩니다.
중성자가 감속재를 거쳐 핵분열을 일으키는 현상은 원자로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요. 원자로란 핵분열을 발생시키고, 그 반응을 유지하고 제어하는 장치입니다.
원자로는 물을 감속재로 활용하는데요. 핵 분열로 발생한 중성자가 물과 만나면 감속이 이뤄집니다.
중성자는 감속재 흡수 외에도 원자로 구조물에 흡수당하거나 핵연료가 아닌 다른 핵에 흡수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습니다. 그럼에도 목표에 도달하려는 모습이 우리의 일생처럼 여겨지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