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ERI 이슈

 원전 부품 부식손상,
원자로 본뜬 환경서 대비한다

국내 최초 조사유기 응력부식균열(IASCC) 실증 장비 구축
최대 온도 360℃·200기압 이상의 원자로 내부 모사,
방사화 소재 시험 가능

연구원에서 국내 최초로 IASCC 실증 장비 구축에 성공했다.

집에서 쓰는 수도꼭지가 시간이 흘러 녹이 슬듯 원전의 내부도 부식된다. 그중 원자로의 내부구조부품은 핵연료에서 나오는 중성자를 쬐고, 고온고압의 냉각재 환경에 계속 노출돼 손상이 빠른 편이다. 따라서 부식 속도를 정확히 예측해 제때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환경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원전 부품의 특성을 파악하고, 정비 보수하는 기술개발 연구가 활발하다. 연구원은 국내 최초로 중성자 조사와 응력으로 인해 부식이 가속화되는 IASCC* 현상을 실증하는 장비 구축에 성공했다.
연구원 지능형원자력안전연구소 재료안전기술개발부 김성우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18년부터 기관 주요사업 및 산업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3년여간의 연구 끝에 해당 시험 장비를 개발했다.
중성자조사 소재 고온 고압 내환경 특성 실증 장비

연구원이 개발한 IASCC 설비는 ‘중성자조사 소재 내환경 특성 실증 장비’로, 원자로 내부 환경을 그대로 모사하고 방사화된 소재를 안전하게 실험할 수 있다.
이는 원자로 압력용기에 해당하는 고온고압 반응기에 펌프와 냉각수 배관을 연결해 원하는 환경을 구현한다. 실제 원자로와 같이 최대 온도 360℃, 압력 200기압 이상인 환경에서 시편을 실험할 수 있다.
또한 외부에서 원격 조종이 가능한 로봇팔과 반응기 밀봉 시 볼트를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는 반력 암(Arm)을 설치했다. 이로써 연구자는 방사능을 지닌 소재를 안전하게 실험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원자로 내부와 같은 고온·고압 환경을 완벽하게 구현하고 방사화된 부품을 안전하게 실증할 수 있는 설비는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사용한 원자로 부품은 중저준위로 방사화된다. 기존 실증 장비는 방사선 차폐가 되지 않아 실제 방사화 소재를 실험할 수 없거나, 고준위 시료를 취급하는 대형 콘크리트 핫셀 시설과 혼합돼 있어 교차 오염 가능성이 있었다.
반면, IASCC 실증 장비는 방사선 차폐 시설 내부에 구축할 예정으로 머리카락 굵기 100분의 1 수준인 수 마이크로미터(μm)의 부식 균열까지 정확하게 측정해낸다.
중성자조사 소재 내환경 평가 실증 시험시설(23년 구축 예정) 조감도

본 장비는 올해 1월부터 일반 시험구역에서 1년간 시운전될 예정이다. 현재 연구팀은 2023년까지 방사선 시험구역에 IASCC 설비 2대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중소형 납차폐 핫셀 구현을 준비 중이다.
재료안전기술개발부 김성우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장비를 이용하면 고리1호기 인출 볼트의 손상 원인 분석과 혁신 SMR 재료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 박원석 원장은 “원전 안전성 향상을 위해 소재 연구는 필수적”이라며 중성자조사 소재 내환경 평가 실증 시험시설이 구축돼 실질적인 서비스 제공 단계에 이르기까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IASCC

조사유기 응력부식균열(Irradiation-Assisted Stress Corrosion Cracking)

 잔디 추출물로 클린 뷰티 시장 나선다

방사선 활용 메이신 추출 특허 7건 출자로
제8호 연구소기업 ㈜바이오메이신 출범
피부진정, 자외선 차단, 당뇨 예방, 발모 향상 등 ‘클린 뷰티’ 제품 생산 기대

한국원자력연구원-㈜바이오메이신 연구소기업 설립 약정 체결식 (왼쪽부터) ㈜바이오메이신 최석규 부사장, 방은주 대표, 연구원 박원석 원장, 방사선연구부 정병엽 책임연구원

최근 미용·건강 산업계에서 합성화합물 대신 안전한 천연물을 활용하는 ‘클린 뷰티’가 화두다. 유해 성분을 배제해 안전하고,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추세와도 맞닿아 확산 중이다. 잔디에서 추출한 메이신(Maysin) 성분의 효과를 토대로 제8호 연구소기업을 출범한다.
연구원은 ㈜바이오메이신(대표 방은주)에 메이신을 활용한 관련 특허 7건을 출자해 연구원 제8호 연구소기업을 설립하기로 하고, 지난 1월 13일 ‘연구소기업 설립 및 운영 약정서’를 체결했다.
메이신은 옥수수수염에서 발견된 항산화 기능성 성분이다. 연구원은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난지형 잔디의 일종인 센티페드그라스(학명 Eremochloa ophiuroides)에서 메이신을 분리·정제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당시 노화방지 기능성 등을 확인해 국내 및 미국화장품협회(PCPC)에 화장품 원료로 등록했다.
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방사선연구부 정병엽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이번 기술들은 ‘방사선 조사를 통한 메이신 함량 증강 기술’을 기반으로 둔다.
방사선 중 감마선을 조사해 메이신의 생합성을 증대시킴으로써 함량을 높이는 원리다. 연구팀은 천연 메이신 대비 함량을 약 2.7배 증가시킨 메이신 추출물을 만들었다.
센티페드그라스 추출물의 발모 효능 실험 (왼쪽부터) 대조군, 미녹시딜 처리군, 센티페드그라스 추출물 처리군

연구팀은 이번에 메이신 추출물이 ▲피부질환 개선 ▲자외선 차단 ▲당뇨 예방·치료 ▲탈모 예방·치료 등의 효과가 있음을 새로 확인하고, 국내는 물론 중국·미국·유럽 등 해외에도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특히 현대인들의 피부 고민인 여드름, 아토피 등에 탁월한 진정 작용을 보였다. 또한 추출물 자체만으로 97.3%의 자외선 차단 효과를 기록했다.
나아가 메이신이 포함된 센티페드그라스 추출물을 쥐에 실험한 결과 발모 효과를 확인했다. 이는 시판 중인 탈모치료제 미녹시딜과 유사한 효능이다. 동물실험 결과 추출물 사용 중단 시에도 발모 효과가 유지되는 장점을 보여 모발 성장 촉진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현재 ㈜바이오메이신은 전라북도 정읍시에 위치한 첨단과학산업단지 내 4,446㎡(1,345평)의 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화장품 생산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추후 메이신에 한방원료를 접목해 건강기능식품 및 천연물신약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