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ERI 이슈

냄새 잡는 전자선,

악취 해결사로 나선다

저에너지 전자가속기 활용 악취제거 융합시스템 개발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악취와 관련한 민원은 2만 건에 육박할 정도로, 악취는 사람에게 불쾌감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삶의 질을 저해하는 대표 요인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2016년 상시가뭄, 싱크홀, 녹조, 미세먼지와 함께 악취를 국가환경분야 5대 난제로 지정하고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김병남박사가 직접 개발한 전자가속기 기반 악취제거 융합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사선이용운영부 김병남 박사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악취관련 전문기업인 ㈜에코코어기술과 함께 ‘저에너지 전자가속기 기반 악취제거 융합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연구소기업 설립을 추진한다.
‘저에너지 전자가속기 기반 악취제거 융합시스템’은 전자가속기에서 가속된 전자가 악취 원인물질의 분자결합을 분해하는 기술을 이용한다. 악취를 포함하는 공기를 저에너지 전자가속기의 흡입구로 통과시켜 그 안에서 전자가 악취 유발 원인물질의 분자구조를 분해한 후 배출구로 공기를 내보낸다. 가속기 안에서 전자빔을 쪼인 악취물질은 화학결합이 절단되면서 분자구조가 깨지는데, 이렇게 되면 악취도 근원적으로 사라지게 된다. 연구원에서는 2016년부터 4년 동안 이기술을 개발해 2020년 11월 실증실험을 거쳐 악취제거 효율 99%의 성능을 확인했다.

신개념 설계로 기존 기술 한계 극복하고 본격 상용화 추진

나선형 구조 도입으로 균일하게 전자빔을 조사해 악취 처리효율 99%를 달성했다

전자가속기에서 가속된 전자가 공기 중으로 인출돼 반응기에 전자빔이 조사되는 장면

김병남 박사팀은 반응기 내부에 나선형 구조를 도입해 반응기를 통과하는 공기에 전자빔이 골고루 균일하게 조사할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낮은 투과깊이 문제를 극복하고, 조사면적을 획기적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저농도, 고농도 구분 없이 처리용량 22CMM[Cubic Meter/Min], 처리효율 99%를 달성하였다. 반응기 크기를 조절하면 최대 300~400CMM까지 용량을 증대할 수 있어 대용량 악취제거도 충분히 가능하다. 연구원은 이 기술과 관련된 국내특허 5건, PCT 1건을 출원하여 국내특허 3건을 등록하고 PCT(특허협력조약)는 해외진입국 선정을 앞두고 있다.
또한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영업용 냉장고 수준의 크기로 자체 차폐가 가능하고 구축비용 또한 중에너지 전자가속기 시설 대비 최대 1/10에 불과하며, 현장배기 시설과 직접 연결할 수 있어 상용화에 매우 유리하다. 산업현장의 악취뿐만 아니라 육상하수슬러지처리장, 분뇨악취 등 심각한 악취 유발 시설에도 적용 가능하다. 특히 대형병원의 공조시스템에 적용하면 실내공기를 매개로 한 병원내 감염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를 주도한 김병남 박사는 “저에너지 전자가속기의 단점인 처리용량 문제를 해결한 이 기술을 산업현장에 조속히 적용하기 위해 상용모델 개발과 신기술 인증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