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위기의 터널을 무사히 지나

새로운 봄을 기다리다

원자력연구원장
존경하는 원우 독자 여러분,
2021년 신축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예년이라면 가족과 친지, 동료와 친구들 모두 함께 모여 새해를 맞이하는 기대와 기쁨을 나누고 새로운 계획과 덕담을 주고받았을 시간입니다. 안타깝게도 오늘 우리는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미증유의 팬데믹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새해에는 기쁜 소식으로 위기의 터널을 무사히 지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가장 먼저 새해에 우리 연구원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핵심 목표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로, 미래를 대비하는 도전적 원자력기술 영역을 개척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가동 원전의 안전성을 강화하는 것에서부터 원자력 시설의 해체에 이르기까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전주기적 원자력 기술 제공을 위해 기관의 역량을 집중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변화하고 있는 에너지 정책과 에너지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만 합니다. 작고 유연한 미래원자력시스템 개발과 선도형 융복합 기술개발이 필요합니다. 다른 기술 영역과의 융합 연구로 원자력기술 영역을 확장해 사회적·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도전도 필요합니다. 디지털 가상원전이나 원전 자율운전 기술, SMR과 같은 원대하고 도전적인 분야와 스마트 센싱, 첨단 3D 프린팅, AI처럼 전통적인 원자력 영역에서 벗어난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전은 우리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자들이 이런 도전적 아이디어를 자산화하고 과제로 구체화할 수 있도록 상시적인 연구기획체계를 운영하며 지원하겠습니다.
둘째로, 첨단 연구기반을 구축하는 한편 연구원에서 운용 중인 국가 대형 연구시설의 안정적인 운영과 활용성 제고에 더욱 힘써야 합니다. 연구원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항상 유념하여 끊임없이 점검하고 선제적으로 문제를 파악,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난해 연구용원자로 하나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관련 부서의 노력으로 현재 하나로는 정상 운전을 위한 마지막 점검 중이고, 머지않아 정상 운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근원적인 해결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국가 핵심연구시설인 하나로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리노베이션을 포함한 필요 사항을 확인하고 소요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합니다. 아울러 경주 양성자가속기, 정읍 첨단방사선연구소가 보유한 대형 연구시설 역시 국내외 산학연이 쉽고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활용성 제고 방안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경주에 자리 잡게 된 혁신원자력연구단지 조성의 첫 삽을 잘 떠야 합니다. 이와 관련 많은 분들의 우려와 걱정, 희망과 기대가 상존하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연구원의 재도약을 위한 주춧돌을 쌓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혁신원자력연구단지는 올해 7월 착공을 목표로 현재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나온 60년의 자랑스런 역사의 한 장을 넘기고 새로운 60년의 영광과 재도약을 위한 연구지속성 확보에 너무도 중요한 기회입니다. 곧 구성할 ‘중장기 발전방안 수립 TFT’를 통해 혁신원자력연구단지를 비롯한 각 연구거점의 구체적 역할과 기능을 새롭게 정립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연구원 내외부의 다양한 제안과 의견을 겸허히 듣고 기관운영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말, 핵종분석 오류문제로 중단됐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 3년 만에 이송 재개됐습니다. 그동안 미비했던 시스템을 정비하고 재발방지대책 이행을 위해 노력한 구성원 모두의 덕분입니다. 지난해 문을 열고 지역사회와의 공고한 소통채널이 되어준 ‘원자력시설 시민안전소통센터’는 올해 ‘대전 원자력안전 시민참여위원회’로 보다 확대·운영됩니다. 앞으로도 안전관리에 더욱 힘쓰고 지역사회와 소통·협력함으로써 원자력 연구개발과 연구원에 대한 신뢰를 한층 높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는 당연한 말이 이렇게 절실하게 와 닿았던 적이 없습니다. 존경하는 원우 가족 여러분, 새로운 봄이 올 때까지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1월 4일
한국원자력연구원장 박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