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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에 블리츠크랭크가? 연구를 돕는 로봇들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대표 캐릭터 블리츠크랭크를 아시나요? 그는 로봇팔을 활용해 적을 잡아와 팀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아군들을 지키기 위해 든든한 방패가 되는 캐릭터인데요.

공학자 빅토르는 자신의 고향인 자운의 위험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블리츠크랭크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블리츠크랭크는 이에 그치지 않고 강력한 힘과 단단한 몸을 이용해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한다고 합니다.

게임 속 블리츠크랭크의 팔처럼, 현실에서도 강력하고 단단한 로봇팔이 사람들의 일을 직접 처리한다면 어떨까요? 상상만으로도 든든한데요. 실제로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는 로봇팔이 연구자들을 돕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첫 번째는 로봇 팔을 활용한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입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내 최초로 고순도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인 루테튬-177과 홀뮴-166을 생산 했습니다. 이 둘은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해 방사선 의학분야에서 많은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치료 분야는 무궁무진하지만 대표적으로 루테튬-177은 신경내분비암, 홀뮴-166은 간암 치료에 활용된다고 합니다.

이때 연구원의 로봇팔이 인간을 대신해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작업을 도와주는데요. 로봇팔로 정교한 작업이 가능해 우리 연구진은 성공적으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블리츠크랭크가 사람들을 대신하여 위험 물질을 처리해주는 것과 비슷하죠?

두 번째는 부식된 원전 부품 소재의 실험입니다.

원전의 부품은 핵연료에서 나오는 중성자로 인해 부식이 가속화되는데요. 이렇게 손상이 빠른 원전 부품은 부식 속도를 정확히 예측해 제때 정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연구원에서 개발한 로봇팔을 활용하면 외부에서도 원격 조종이 가능해 방사능을 지닌 소재도 안전하게 실험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 차폐 시설 내부에서 실제 원자로와 같은 환경을 조성해 수 마이크로미터의 부식 균열까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100 수준이라니, 정말 정밀한 측정이 가능한 것이죠.

세 번째로 로봇 방재 시대 ‘암스트롱(Armstrong)’ 개발!

암스트롱은 사고대응 로봇으로, 양 팔로 총 200 kg의 물건을 자유롭게 옮길 수 있고, 무한궤도로 험지 이동도 자유롭게 가능합니다. 무거운 콘크리트나 폐기물 드럼을 취급하기도 하고, 소화수를 분사하거나 잔해물 처리, 밸브 조작이 필요한 사고 현장에서 특히 유용합니다. 여기에 랜 커넥터를 꽂는 섬세한 작업까지 가능해 다양한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원자력연구원은 사고대응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매년 2회 이상 다양한 시나리오의 방사능 방재훈련을 실시 중인데, ‘암스트롱’은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건물의 출입구를 밀봉하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연구원의 로봇 장비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연구자를 대신해 방사성 물질을 직접 다룬다거나, 방사능 사고 현장에 투입되어 사람을 구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로봇이 인간을 돕는 모습이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속 블리츠크랭크와 닮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