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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으로 손상된 부품 복원!

탄소저감과 비용절감에 앞장서다 外

3D 프린팅으로 손상된 부품 복원! 탄소저감과 비용절감에 앞장서다

연구원, 한국타이어와 함께 ‘부품 복원용 3D 프린팅 기술’ 개발
원자력 기술을 비(非) 원자력 산업에 적용하는 스핀오프 성공

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금속 3D 프린터가 티타늄 합금 블레이드의 손상부를 복원하고 있다.

2013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제조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신기술로 3D 프린팅을 소개했다. 이에 대한 전 세계적인 도전이 시작됐고, 최근 국내 연구진은 산업체에서 사용하는 ‘티타늄 합금 블레이드(이하 블레이드)’의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원이 원자력용 소재 부품 제조 3D 프린팅 기술을 ‘산업용 금속 소재 부품 적층 복원용 3D 프린팅 기술’로 스핀오프(Spin-off)1)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3D 프린팅 스타트업 HM3DP(대표이사 김동석)와 함께 개발한 3D 프린팅 장비 및 공정 기술을 활용해 한국타이어에서 사용하는 타이어 소재 절단용 블레이드의 손상부를 복원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타이어 소재 절단용 블레이드는 경화 소재가 첨가된 타이어 소재를 반복적으로 절단하므로 내마모성이 좋고, 첨가물에 의한 부식에 강해야 한다. 티타늄 합금은 강도가 우수하고 화학적으로 다른 물질과의 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타이어 소재 절단용 블레이드로 사용되지만, 제조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원 김현길 박사 연구팀은 반복 사용되는 블레이드의 손상부를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금속 재료를 겹겹이 쌓아 올리는 분말 적층 방식(DED, Directed Energy Deposition)으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로 복원된 블레이드는 현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내 생산설비에 설치되어 현장에서 사용 중이다.
한국타이어는 그동안 블레이드를 완제품으로 공급받아 사용해 왔고, 마모 및 손상으로 교체가 필요한 블레이드는 전량 폐기했다. 이번에 개발한 ‘산업용 금속 소재 부품 적층 복원용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면 손상된 부분을 복원해 재사용할 수 있어 블레이드 구매비용의 50 %를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부품 제조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도 60 % 이상 줄일 수 있어 탄소저감에 기여하는 친환경적 제조 산업 생태계 조성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는 2015년부터 산업용 금속 3D프린터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3D 프린팅 기술의 혁신성과 가능성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또한 탄소발생량을 줄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에도 힘쓰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연구원 김현길 경수로핵연료기술연구부장은 “이번 성과는 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3D 프린팅 기술을 비(非)원자력 산업에 적용하는 스핀오프(Spin-off)에 성공한 사례”라며, “원자력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마모 손상된 블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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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 기술로 복원된 블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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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가공을 통해 복원된 블레이드

1) 스핀오프(Spin-off)

특정 분야에서 개발한 기술을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것

체렌코프 효과 이용해 암세포 죽이는 나노물질 개발

향후 폐암, 간암 등 다양한 암세포 주 이용 전임상시험 추진

연구원이 방사성동위원소 지르코늄-89(Zr-89)에서 발생하는 체렌코프 효과를 이용해 암 사멸 나노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왼쪽부터) 가속기동위원소연구실 최평석 선임연구원, 박정훈 책임연구원

체렌코프 효과는 전기적 성질을 가진 입자가 물속을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운동할 때 빛이나 X선을 방출하는 효과이다. 이는 1958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러시아의 과학자 체렌코프 박사가 발견한 현상으로 그의 이름을 땄다. 원자로 수조가 푸른 빛을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방사성동위원소 지르코늄-89(Zr-89)에서 발생하는 체렌코프 효과를 이용해 암 사멸 나노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가속기동위원소연구실 박정훈 박사 연구팀은 약 100 nm(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 크기로 만든 산화티타늄 나노입자 내부에 진단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를 넣었다. 이 나노입자 표면을 생체단백질인 트랜스페린으로 코팅하고, 트랜스페린 외부에 산화망간을 첨가해 암세포 근처에서 활성산소1)를 발생시키는 나노물질을 개발했다. 산화티타늄과 산화망간에서 발생한 활성산소는 암세포의 DNA를 손상시켜 암세포를 죽인다.
연구원에서 개발한 지르코늄-89가 도입된 티타늄-망간 나노물질은 암세포 근처에서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지르코늄-89가 도입된 다중구조 나노물질의 암세포 사멸 기작 모식도

특히 연구진은 나노물질의 내부는 산화티타늄, 외부는 산화망간으로 만들어 활성산소를 이중으로 방출하는 나노물질 구현에 성공했다. 나노물질 내부의 지르코늄-89에서 나오는 입자는 영상 진단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체렌코프 효과를 유발한다. 여기서 발생한 자외선에 의해 산화티타늄에서 활성산소가 발생한다. 또한 산화망간은 암세포 주변의 약한 산성 조건과 체렌코프 효과에 의해 분해되어 활성산소를 방출한다.
나노입자를 둘러싼 생체단백질 트랜스페린은 나노물질이 서로 붙지 않게 막아 100 nm의 크기를 유지하고, 나노물질과 암세포가 잘 부착되게 해 활성산소가 암세포에 효과적으로 전달되게 한다.
연구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를 통해 방사선과 나노기술을 융합해 암을 사멸시킬 수 있는 방사선 변환 기술을 증명할 수 있었다. 향후 기초연구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대장암 세포주 외 폐암, 간암 등 다양한 세포주를 이용해 전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권위지 미국 화학회 ‘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JCR 소재 분야 상위 7 %)’의 표지 논문2)으로 선정되어 지난 1월 18일에 게재됐다.
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정병엽 소장은 이번 성과에 대해 “지르코늄-89에서 방출하는 감마선을 자외선으로 변환하는 데 성공해 방사선 변환 기술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며 “기초연구 분야에서의 활용과 향후 연구 분야의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1) 활성산소

반응성이 큰 산소 화합물로 세포의 DNA를 손상시킨다.

2) 논문명

Theranostics through Utilizing Cherenkov Radiation of Radioisotope Zr-89 with Nanocomposite Combination of TiO2 and MnO2 (방사성동위원소 지르코늄-89의 체렌코프 효과를 이용한 티타늄-망간 나노 복합체의 테라노스틱스 활용